김무성 “낙제 면했지만 … 백일잔치 할 상황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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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20일 개헌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자체에 대해 대답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0일 잔치를 할 상황이 아니다. 이벤트 없이 조용히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0일은) 낙제점은 면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심정으로 항상 새롭게 좋은 방향으로 (당을)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넓은 사고와 상상력을 갖고 당을 변화시켜 나가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 여부에 대해선 “(지난 6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과 박 대통령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있었던 만큼 조만간 그런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파장을 일으킨 개헌 발언에 대해선 “그 자체에 대답을 안 하겠다”며 입을 닫았다. 한 측근은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김 대표가 개헌 얘기를 다시 꺼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 측은 지난 16일의 개헌 발언이 아무런 정치적 의도 없이 우연히 나온 얘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던 김 대표는 여당 대표의 무덤이라던 국회의원 재·보선(7월 30일)을 승리로 이끌면서 한숨을 돌렸다. 그 탄력으로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군 중 지지율 1위까지 내달렸다. 당 대표가 국정 현안에 대해 장관들을 불러 보고받는 등의 장면은 전임 황우여 대표 시절엔 없었다. 차기 대선의 경쟁자 격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성과다.

 하지만 개헌 발언 논란에서도 드러났듯이 청와대와의 관계 개선은 아직 힘든 숙제다. 최근 당협위원장 교체를 놓고 계파 갈등이 재발하고 있는 것도 김 대표에겐 큰 부담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당협위원장 교체는 철저히 지역경쟁력만을 잣대로 삼겠다”고 했으나 친박계 인사들은 이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성공하려면 당의 독자적 목소리를 키우면서 청와대와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모순적 과제를 잘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정하·김경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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