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전망] "하반기 증시 완만한 오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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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3월 말 이후 증시를 짓눌렀던 고유가와 중국 위안화 절상설, 북핵 등 악재들이 풀리거나 호전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립식 펀드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수급여건도 좋아 기업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는 3분기 부터는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본격적인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 "주식투자 나설 때"=삼성증권은 9일 "지수가 하반기에 1100포인트, 12개월 뒤 1176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제는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홍기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 투자 기준이 경기 흐름에 좌우되는 '모멘텀 투자'에서 벗어나 기업의 실적에 기반한 '가치 투자'로 바뀌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있어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아도 주식 시장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가장 먼저 하반기 전망을 내놓은 대우증권도 '연내 12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팀장은 "증시가 3월 중순부터 조정받은 것은 글로벌 유동성 수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최근 이에 대한 우려가 줄고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비중을 늘릴 때"라고 말했다.

CJ투자증권도 "3분기 이후 국제 유가 하락세가 확인되면 연내 115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한 업종으로는 IT관련 기업과 금융.제약 등 내수 업종을 추천하는 곳이 많았다.

◆ 비관적 전망도 여전=그러나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은 10일 주가가 적정한 수준보다 20% 정도 고평가됐다며 6개월 목표 지수를 795~800선으로 밝혔다. 국내 증권사와는 반대로 "지금은 한국 주식을 팔 때"라는 주장이다.

씨티측은 ▶향후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는 채권 수익률이 부진하고 ▶가계.기업 대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도이치증권도 지난달 30일 "3분기 이후 생산이 더욱 줄고 가동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내 증권사들도 전반적인 낙관 속에 ▶원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환율 하락) ▶IT경기의 회복세 불발 ▶북핵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생기면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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