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셰릴 샌드버그 "삼성우먼들, 공격적으로 일하라"

중앙일보

입력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45)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5일 삼성전자 여성 임원들에게 “공격적으로 일하라”고 주문했다.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대명사인 그가 남녀 구별없이 철저한 ‘성과주의’를 내세운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샌드버그는 이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수원의 ‘삼성 디지털시티’를 방문해 삼성전자 여성 임·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무선사업부 이영희 부사장 등 10여 명의 여성 임원·간부들이 함께 했다. 샌드버그는 주로 ‘일과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고 비전을 나누는 데 시간을 썼다. 그는 “이전에는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한 번 쯤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일한다(too aggresive at work)’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제는 이것을 리더로서의 자질(executive leadership skill)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지도력을 발휘하면 ‘남성적’이다, ‘공격적’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여성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고 좀 더 자신감있게 활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경영층을 향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괄목할만하게 발전했지만, 최근 10년을 보면 오히려 별 발전이 없었다. (여성에 대한)경영층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샌드버그는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세계은행·맥킨지·재무부 등을 거쳐 페이스북 2인자로 오른 대표적인 글로벌 여성 기업가다. 특히 2001~2008년까지 구글의 글로벌 온라인 판매·운영 부회장을 지내면서 구글의 애드워즈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1년 만에 4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 미국 타임지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으로 선정했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래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역시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샌드버그는 2013년 저서인 『린 인(LEAN IN)』출간과 함께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돕는 ‘린 인 서클(Lean In Circles)’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방문에 앞선 14일에도 페이스북코리아의 여성 임·직원들과 ‘일과 여성’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한편 저커버그와 샌드버그 등 페이스북 경영진과 임원 40여명은 이날 전자산업 박물관인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 이어 화성의 ‘삼성 나노시티’를 방문해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라인을 둘러봤다. 저커버그는 뒤늦게 전자 산업을 시작한 한국에서 40년 만에 세계최대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전자의 성공 스토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샌드버그는 방문을 마치면서 “삼성은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중 하나”라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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