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계 재산리모델링] 이자 감당 안되면 분양 신청 자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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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맞벌이 부부입니다.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데 이왕이면 판교에서 분양을 받고 싶습니다. 남편이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재산을 불려 자녀 교육비 등을 미리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A: 맞벌이 부부인 김씨네는 소득은 높은 편이나 지출이 많아 그간 저축해 놓은 돈이 거의 없다. 판교에 청약을 하려고 하며 5년 내에 내 집을 갖는 게 목표다. 아직 자녀가 없으나 37세인 남편의 연령을 생각해 서둘러 자녀 양육비나 교육비를 마련하고 싶어한다. 또 가입한 보험이 적정한 지도 궁금하다.

#판교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꼼꼼한 준비가 우선

김씨의 남편은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여서 11월 분양 예정인 판교 신도시에 청약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김씨네의 재정 상황을 살펴보면 내집 마련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 애초 판교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 민간 아파트는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75%가 공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정 주택법이 시행되면서 판교와 같이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5.7평 이하의 주택은 전체 물량의 40%를 40세 이상 10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최우선 공급하고, 35%를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공급하게 됐다. 일반 1순위자는 당첨 가능성이 매우 작아진 것이다. 분양가도 평당 1000만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32평형 청약시 3억20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김씨는 전세금 1억2000만원과 3000만원의 금융 자산이 있지만 대부분이 적립형 상품이나 정기예금 등이어서 당장 쓸 수 있는 자금은 적다. 당첨되더라도 구입 자금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모기지론을 고려할 수 있으나 새 아파트는 등기를 하면서 은행의 중도금 대출을 모기지론으로 전환하는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만 가능하다. 사실상 은행의 중도금 대출과 다를 바 없고, 연 6%의 금리를 적용해도 이자 비용만 매월 1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당첨돼도 자금 마련이 어렵고 전체적인 생활마저 흐트러질 수 있으므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더구나 앞으로 자녀를 가질 계획이고 아내의 퇴직으로 가계 수입이 줄 수 있으므로 판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당장 청약을 하거나 아파트를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험은 정기 특약을 활용

부부가 각각 종신보험에 가입해 월 19만9230원을, 노후 연금을 목적으로 변액유니버설 보험에 50만원을 납입하고 있다. 소득에 비해 보장성 보험료가 약간 적은 편이지만 가입한 종신보험에 의료비와 상해 관련 특약이 포함돼 있어 보장 내용은 좋다.

그런데 김씨네는 남편의 늦은 결혼과 여덟 살 차이가 나는 부부의 나이를 감안해 현재 1억2000만원인 남편의 일반 사망 보험금을 2억원으로 증액하고 싶어한다. 이렇게 하려면 월 보험료가 12만원이 돼 부담이 크다.

따라서 종신 보장보다 정기특약을 활용하는 게 좋겠다. 정기보험의 기간은 자녀의 독립 시기를 감안해 65세로 하되 별도의 보험에 가입하기보다 현재 가입한 종신보험이 맞춤형 보장상품으로 특약만 부가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해 정기특약 8000만원을 60세납 65세 보장으로 선택하면 5만원 내외면 가능하다.

#유동성 예금 줄이고 적립식 펀드에 투자

김씨네는 현재 월 150만원의 여유 자금을 자산관리계좌(CMA)에 모으고 있는데 CMA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는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할 뿐 아니라 지출이 통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CMA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재 수준의 잔고만 유지하고 입출금에 제약이 있는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좋겠다.

남편 명의로 장기주택마련 저축을 월 100만씩 납입하되 각각 목적과 기간을 정해 계좌를 3개로 나누어 가입하자. 한 계좌는 교육비 마련을 위해 월 30만원씩 펀드로 가입하고, 70만원은 내집 마련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재 10만원씩 납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도 월 50만원씩으로 납입액을 늘려 만기를 3년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펀드를 여러 개로 나누는 것은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될 때 전체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한 개 펀드만 해지하면 되는 장점도 있다.

정리=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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