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코스타리카전 골 못 넣어도 좋다. 목표는 승리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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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넣지 않아도 된다. 누가 골을 넣건 코스타리카라는 강팀을 이길 수 있다면 그게 먼저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2·레버쿠젠)이 골 욕심을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득점을 위한 개인적인 욕망을 누르고 팀 플레이에 철저히 녹아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손흥민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평가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 대표팀이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만큼, 코스타리카라는 좋은 상대를 맞아 또 한 번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파라과이전(10일)에서 김민우(24·사간도스)와 남태희(23·레퀴야SC)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두 번째 상대인 코스타리카는 파라과이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나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강호인 데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28)를 언급하며 "나도 TV에서만 본 골키퍼고 좋은 경기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내가 굳이 그 선수를 상대로 골을 넣을 필요는 없다. 경기에서 이기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함께 출전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열린 A매치에서 2013년 10월 말리전(3-1승) 이후 득점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도 손흥민은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밝은 표정으로 "국내 A매치에서 골 넣은지 좀 된 것 같다. 시간이 되면 넣을 날도 올 걸로 믿는다"고 언급한 그는 "중요한 건 경기장에서 즐겁게 뛰는 것이다. 어느 선수가 골을 넣건 코스타리카를 이길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파라과이전에서 득점한 김민우와 남태희에 대해서도 "다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또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어떤 선수든 경기장에서 가진 것을 100%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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