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 서울총회 폐막] "단순 뉴스 전달로는 미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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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그간 일방적인 뉴스 전달을 해 왔다. 뉴스란 이런 것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자기 입장에서 뉴스를 이해한다. 또 신문에서 정보 이상의 영감을 얻고자 한다. 신문은 독자의 '정서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신문이 변해야 할 때다."

신문은 대표적인 이성적 매체로 통한다. 그러나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세계적 광고 에이전시 사치 & 사치사의 최고경영자 케빈 로버츠는 신문이 감성의 영역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일 세계신문협회 총회 발표를 통해 "신문은 독자의 사랑과 존경을 함께 얻는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아침에 커피를 마셔야 하듯이, 신문을 보지 않고선 견딜 수 없는 충성스러운 독자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랑과 마케팅의 일치를 주창해 온 그가 저술한 '러브마크'(서돌)란 책은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로버츠는 전 세계적으로 신문산업은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이유 중 하나는 독자(소비자)와의 관계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독자와의 정서적 친밀감을 높이고 독자들이 진정 관심 갖는 분야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자적 시각이나 단순한 정보 전달자에 그쳐서는 신문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신문은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강렬한 느낌(feeling)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신문은 독자들에게 낙관과 즐거움, 영감을 동시에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텐트의 경우도 어두운 보도에 치중하지 말고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는 뉴스를 많이 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회의장 밖 한 호텔에서 만나서도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문들이'붕어빵 형태'를 탈피해 다양한 판형과 다양한 색상, 다양한 디자인으로 독자들을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 월드컵 때 '붉은 악마'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열정의 한국'(Hot Korea)'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면 엄청난 브랜드 가치를 낳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이상복.박현영.박성우 기자,김성룡.강정현 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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