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의 수도는 어디였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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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고조선은 신화와 역사가 뒤섞인 나라다. 그래서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특히 수도 왕검성이 어디에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학계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KBS 1TV에서 27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HD 역사스페셜'(사진)은 고조선의 수도가 어디였는지 추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근거를 들어 수도 천도설을 제시한다.

고조선은 사방 수천리의 나라라고 '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서기 300년경, 고조선은 중국 연나라를 치려다 도리어 공격받고 땅 2000리를 잃는다. 땅 2000리를 잃기 전, 고조선의 영토는 어디까지였을까.

역사스페셜에서는 고조선의 유물이 요서지역에서 많이 출토되는 점에 주목한다. 비파형 동검은 특히 대릉하 상류인 조양지역에서 빈번히 나타나며, 고조선의 영역을 추정할 수 있는 대형 고인돌도 요동반도의 개성.해주 인근에 분포하고 있다. 즉, 연나라와 전쟁을 하기 전까지 고조선의 수도는 평양이 아닌 요동벌판에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역사스페셜팀은 고조선이 전쟁 이후 도읍을 평양으로 옮겼다는 천도설을 지지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장영주 PD는 "역사가 수천년에 달하는 나라가 과연 단 한번도 도읍을 옮기지 않았겠냐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평양을 도읍으로 삼은 이후 후기 고조선은 화려한 문명을 꽃피운다. 북한은 최근까지 800여기에 달하는 단장목곽묘(후기 고조선 무덤)를 발굴했다.

800여기의 무덤 중 남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무덤에서 청동마차 부속구가 출토됐다. 이 유물은 중국에서는 단 한 점도 출토되지 않은 고조선만의 것이다. 당시 고조선의 평양 거리에서는 화려한 청동 쌍두마차가 줄지어 질주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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