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해외 반응] 日언론 "진위 관계없이 중대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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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5일 북한의 핵 보유 발언을 '핵관련 국제합의를 준수하겠다는 북.일 평양선언의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외무성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직접 "북한의 핵보유 발언이 있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자민당 등 연립 3당 간부들에게 보고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발언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이 극한 상황의 '벼랑끝 외교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 부분과 관련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통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일본은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미국의 화력에 의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일본에는 매우 위협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시바 장관은 그동안 일본에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항할 장거리 폭격기가 없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왔으나, 최근에는 일본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선제공격을 취하는 것이 위헌이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외상은 "북한의 핵 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과 러시아는 북.미가 협상을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북한이 핵 보유를 인정했다는 미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잠재적 군사목표가 아니다"라며 "북한과 협상하는 나라들은 큰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함으로써 주권과 경제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핵확산금지협정에 잔류하도록 끈기있게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미국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주장해온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매우 경솔한 행동'이라고 경고한 것은 미국이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공식 언급을 자제하면서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한 대표가 정확히 어떻게 말했는지에 대해선 미국 언론도 엇갈린다. AP통신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실험과 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NBC방송은 "북한은 실험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홍콩.런던.도쿄.워싱턴=이양수.오병상.오대영.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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