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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수비·「피스톤」 펀치에 속수무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김태식의 2회 KO패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배석철의 TKO패는 또 다시 씁쓰레한 뒷맛을 남겼고 적지에 요행만으로는 세계정상을 정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겨준 한판 승부였다.
홍수환·이승훈에 이어 세 번 째 적지에 뛰어들어 신설체급의 타이틀결정전에 나선 배석철은 역시 기량 면에서 한 수 아래였다.
배는 적지라는 점을 감안, 초반부터 투지 있게 공세를 폈으나 결국 중반에 들면서 체력마저 떨어져「바야스」의 공세를 막아내는덴 속수무책이었다.
배는 상대방의 기량을 너무 모른데다 기술면에서도 리딩 펀치가 없이 롱훅을 남발, 체력의 소모를 자초한 결과가 됐다. 반면에 아르헨티나의 복싱영웅으로 불리는 「바야스」 는 작전은 물론 기량 면에서 세계최고급 복서였다.
초반에 저돌적으로 대시하는 배의 공세를 맞서 싸우는 모험을 피하고 중반부터 반격으로 나온 것은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자』 는「바야스」 진영의 안전운행이었다.
또 「바야스」 가 허리를 뒤로 젖혀 안면펀치를 약화시키고 롱혹을 거의 순간적인 수그림으로 기피하는 것, 그런데다 배를 노릴 것이라는 계산 아래 양팔로 아래위를 동시에 커버하는 수비자세 등은 놀라운 기술이었다.
주심이 배의 오른쪽 눈두덩이가 크게 부은 것만으로 경기를 중단시긴 것은 너무 빠르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21세라는 배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앞날을 위해 주심의 판단이 옳았다는 중론이기도하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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