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진, 1차방어 상대 선택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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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3번이나 도전의 기회를 놓치는 등 시련의 우여곡절을 겪고 프로복싱 WBA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이 된 김환진이 1차방어전 시한인 10월4일에 쫓기면서 김용현과의 대전이 3일만에 취소되고 파나마의 「알폰소·로페스」로 도전자를 전격교체, 11일 계약됐다.
지난 7월19일 대구에서 멕시코의 「페드로·플로레스」에게 지능적인 버팅과 변칙스타일로 13회 KO승, 천신만고 끝에 꿈꾸어온 챔피언에 오른 김환진은 WBA(세계권투협회) 규정에 따라 75일 이내에 1차방어전을 갖게되어 있었다.
당초 김환진은 일본의 「도까시끼·가쓰오」(동급2위)를 한국으로 불러들여 1차방어전을 벌이려했었다. 그러나 「도까시끼」의 「가네히라」 매니저는 옵션을 행사, 일본개최를 고집해 전고연 매니저와 의견이 상치, 결국 「도까시끼」는 무산됐고 다시 일본의 「이나미·마사하라」를 1차방어전 상대로 지명, 방어 시한일인 10월4일에 대전에서 대결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렇지만 「이나미」의 경우 WBA랭킹 10위 안에 들어있지 않아 세계타이틀매치성사가 불가능, 할 수 없이 처음으로 김용현과 국내복서끼리 타이틀매치를 갖는다고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방어시한 1주일을 연기하여 역시 대전에서 10월11일 김용현(동급8위)과의 1차방어전은 WBA규정에는 위배되지 않지만 같은 극동프러모션소속이어서 처음부터 이 타이틀전은 논란을 일으켜 성사여부가 불투명했었다.
같은 매니저를 둔 복서끼리는 대전을 할 수 없다는 규칙을 벗어나기 위해 김용현의 매니저를 극동프라모션의 트레이너인 이광주씨로 바꿔 한국권투위원회에 등록을 하는 등 눈가리고 아옹식의 편법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 타이틀매치는 결국 동국인에 같은 프러모션 복서끼리의 대결이 되어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다급해진 김환진측은 WBC총회로 내한중인 파나마의 「알폰소·로페스」(28)의 매니저인 「스파타」씨와 접촉, 김용현과의 대전발표3일만에 국내복서끼리 대결을 완전백지화하고 「로페스」로 급선회했다.
「로페스」는 랭킹3위로 경력10년에 WBA플라이급 챔피언을 두 차례나 지내는 등 세계타이틀전만 5차례 치른 26승(15KO)10패를 기록하고 있는 백전노장.
「로페스」는 특히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의 「구스타보·바야스」(13일 배석철과 WBA주니어페더급타이틀결정전)에게 판정패했으며 이에 앞서 2월엔 「안토니오·아벨라르」(WBC플라이급 챔피언·멕시코)에게 논타이틀전에서 5회 KO패했었다. 또 지난 79년4월엔 WBA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인 「구시껜·요오꼬」에게 도전, 7회 KO패로 정상탈환에 실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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