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중도세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회원들은 1일 오찬 회동을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엔 김동철·김승남·김영환·노웅래·박주선·조경태·최원식·황주홍 의원 등 8명이 나왔다.
민집모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당내 비노(비노무현계) 의원 26명이 구성한 모임이다. ‘장외투쟁 반대 성명파’ 15명 중 8명이 민집모 소속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시절 당권파 의원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사무총장을 맡았던 주승용(3선·여수을) 의원,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문병호(재선·인천 부평갑)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를 포함해 중도세력을 끌어들일 경우 친노그룹에 맞설 원내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당에서 나온다.
이들은 세 규합 의지를 드러냈다.
김영환(4선·안산 상록을) 의원은 “당 노선을 둘러싸고 중요한 논쟁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난번 (국정원 사건 관련) 천막투쟁에 이어 반복된 패배의 방정식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이면서 15인 반대성명을 주도한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은 “곧 의견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당의 진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라고 했다. 민집모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았으나 반대 성명에 참여한 호남 중진 박주선(4선·광주 동) 의원이 오찬회동에 합류한 것도 세 확산에 시동을 걸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일단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경태(3선·부산 사하을) 의원은 “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제안해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여당이 3자협의체 제안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장외투쟁 대신 국회 의사일정을 무기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또 다른 계파정치’라는 비판도 나왔다. 장외투쟁 반대 성명에 참여한 4성 장군 출신 백군기(초선·비례대표) 의원은 “이제는 당이 단결해야지 분열할 때가 아니다. 정책이나 의견 개진이 아니라 집단을 만들고 계파를 만들어선 안 된다”며 모임에 불참했다.
이지상·정종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