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진통 겪는 현대가정|한·미·일·불「가족제도」국제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부인회가 주최하고 보건사의부가 후원하는「가족제도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이 16∼17일 영동 반도유드호스텔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가족제도의 변천과 현황」을 주제로 한·미·일·불 4나라 전문가 10명이 의견을 나누는 이번 심포지엄은 위기에 처해있는 현대가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건전 가정의 기능회복을 모색해 보고자 마련된 자리.
주최측인 한국부인회(회장 박금정)는 80년부터 향후 10년을 건전 가정 기능 회복의 연대로 정하고 지난해 전남 광주에서 건전 가정 육성을 위한 첫번째 간담회 및 세미나를 가진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사람은「프랑스」보건성장관자문위원「미셸·라로큐」박사(가족구조와 가족정책)일본「와세다」대「마사오까·간지」교수(정강관사·사회변동과 현대가족의 제 문제)미「조지아」대「재크·볼즈월」교수(미국가족제도의 과거·현재·미래)서울대 이광규 교수(한국가족제도의 변천과 현황)주한 미 교육 위원단 사무총장「마크·피터슨」박사(한국여성과 미국여성의 상속권에 대한 비교)주한 미 교육위원단 교환교수「제임즈·헨리·래빈슨」박사(한국인미국가정의 출현)등 6명.
이외에 서울대 최홍기 교수, 이화여대 최신덕 교수, 건국대 현두일 교수, 중앙대 김영모 교수가 부제발표 및 분과토의에 참여한다.
다음은 한·미·일 세 나라의 가족제도에 관한 이광규·「재크·볼즈월」·「마사오까·간지」교수의 주제발표요지.
□이광규 교수=한국은 20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사회변동을 체험했고 이것은 가족제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와 전통적 가부장제는 현대적 핵가족화하고 있다. 현대적 핵가족의 특성은 가장의 역할이 약화되고 주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진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급변한 외적조건에 실제가치관이 따라가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 한국가정의 현주소.
부부의 역할변화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부부간의 대화단절, 부모자식간의 소외, 생산연령에서 종속연령에 접어든 노인들의 부양문제, 자녀들이 성장한 후 생기는 주부의 유휴노동력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대가족의 문제해결은 그 누구보다도 여생의 손에 달려있다.
□「재크·볼즈윌」교수=미국가족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두 가지 가치관은 개인주의와 남녀평등이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복종, 남녀의 경제적 역할분담을 고집했던 미 건국시대에 비해 현 미국사회는 아내와 남편이 거의 모든 면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또 과거 남편과 아내가 수행해야했던 전통적 직무의 대부분이 가족이외의 개인이나 단체에 의해 대행되고 있어 결혼생활에서의「애정」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
지난 70년간 미국의 이혼율이 급증한 것은 부부간의 애정과 동료의식에 거는 기대가 상대적으로 무거워졌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전체결혼의 3분의1이 이혼으로 끝나는 현 미국사회의 문제는 남녀간의 평등이 강조되고있는 단계를 떠나 남녀역할의 재정비가 이루어지게 되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마사오까·간지」교수=제2차 세계 대전 후 일본사회는 가치관, 사회제도, 생활방식, 의식구조 등 여러 면에서 크게 변화했다.
그중에서도 가족제도의 변동은 가장 심각한데 그 주요원인 및 현황은 ▲핵가족세대의 증가와 확대가족세대의 축소 ▲세대 구성원의 감소에 따른 세대수의 증가 ▲산아제한 ▲피임의 보급과 중절의 증가 ▲평균수명의 신장에 따른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 ▲직업여성의 증가 ▲주부의 취업과 탁아기관의 증가 ▲노부모 부양을 둘러싼 부모자식간의 이견 ▲가족구조(부부중심이냐 자녀중심이냐)의 변동. <이덕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