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너 220명이 1대1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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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은퇴금융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은퇴 고객들이 펀드나 보험 같은 다른 금융투자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방어하는 동시에 급성장이 예상되는 은퇴금융 시장을 선점해 미래 수익원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66조원 규모이던 은퇴금융 시장은 2020년 98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은퇴금융 시장 선점과 관련해 추진하는 마케팅 전략은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은퇴설계 전문인력 육성이다. 전문인력은 재무적 준비뿐 아니라 취미활동 등 비재무적 요소도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안다. 그 다음은 단순한 상담 방식에서 벗어나 은퇴설계를 고객지향적으로 스토리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은퇴자산 관리에 특화한 상품 개발이다. 안정적이면서 어느 정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저위험·중수익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IBK기업은행을 예로 들어 은행들의 구체적인 은퇴마케팅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은행은 100세 시대를 대비한 은퇴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IBK평생설계’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은퇴설계 전문가 220명으로 구성된 ‘평생설계 플래너’를 발족시켰다. 다른 금융기관들이 금융상품 위주로 은퇴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데 반해 금융 지원 솔루션과 생활 지원 솔루션으로 구분해 재무적·비재무적 은퇴 서비스가 통합된 평생설계 개념으로 차별화했다.
 생애 주기별로 타깃을 구분하고 행복과 걱정거리 해소라는 두 가지 니즈의 충족을 목표로 생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론 국내외 유명 레저·관광시설, 평생교육기관, 의료기관, 장례식장 등과 제휴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재직 중에는 물론 은퇴 후에도 변함없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은퇴 준비 고객부터 은퇴 후 고객까지 IBK평생 설계는 은퇴 고객의 평생고객화를 추구한다.
 IBK평생설계 플래너는 은퇴설계 전문가 마스터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PB를 포함해 모두 2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은퇴금융 리더로서 전국 영업점에 배치돼 은퇴고객별 노후대비 1:1 맞춤상담, 자산관리 컨설팅을 담당한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더 많은 직원에게 은퇴 관련 교육을 실시해 모든 직원을 IBK평생설계 플래너로 만들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평생설계라는 브랜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30~40대 은퇴 준비 고객, 50대 은퇴 예비 고객, 60대 이상 은퇴 고객을 대상으로 생애 주기별 타기팅을 통해 평생을 아우를 수 있는 은퇴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은퇴자뿐 아니라 일찍 은퇴 준비를 하려는 30대 초반 고객에게도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IBK꽃보다청춘통장’은 장년층의 여행에 대한 니즈를 반영해 금리 우대와 각종 여행 관련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99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은 ‘IBK9988장수통장’ 가입자에겐 추첨을 통해 장수 기원 축하금을 준다.
 ‘IBK보험품은정기예금’은 정기예금 가입 후 예금의 원금과 이자가 이자소득 비과세 상품인 저축성 보험에 매월 자동 납입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게 특징이다. 은퇴 후부터 연금 수령까지의 소득공백기를 넘기 위한 브리지 상품으로 ‘IBK 연금플러스통장’이 있다.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단기간 운용하면서 다양한 자금수요에 따라 연금플랜을 짤 수 있다.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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