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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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성병욱·김건진특파원】전두환대통령과「레이건」미대통령은 3일 새벽 역사적인 한미정상회담을갖고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 등을 내용으로 하는 14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한미방위조약상의 의무이행과 방위상의 협력강화 ▲주한미 지상군 철수계획 철회 ▲국군 장비현대화 계획지원 ▲한국이 불참하는 대북협상 일체 배제 ▲한미안보혐의회을 봄개최·연례경제협의회 6월내 개최·한미 연례정책협의회 연례개최 ▲한국의 금년 쌀 수요에 대해 미국의 적극호응 ▲한국의 긴급사태때 「에너지」공급확보 ▲한미문화교류위원회 조기설치 ▲「레이건」방한수락 등을 천명했다. <관계기사2, 3, 4, 7, 9면에>
3일 새벽1시(현지시간2일 상오11시)대통령집무실인「오벌·오피스」에서 시작돼 오찬에까지 이어진 한미정상회담은 두 나라 안보·외교경제·문화등 각분야에 걸친 상호협력과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및 세계정세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교환을 가졌다.
정상회담에서 「레이건」미대통령은 「카터」전대통령에 의해 제기됐던 「주한미군철수문제」를 완전히 백지화하여 앞으로는 일체 거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회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도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현재 3만9천명수준의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하게 했다.
정상회담에서 처음 10분간은 외상만을 배석시킨 양국 대통령만의 회담으로, 이어 1시간10분동안 공식수행원을 배석시켜 진행됐는데 단독회담에서 전대통령은 『한국의 정치적·사회적 안정이 한국의 안전과 발전에 긴요하고 동시에 한국의 안보에 직결된다』고 강조했으며 「레이건」대통령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끝난뒤 정부 한소식통은 국군장비현대화계획의 하나로 추진돼온 F-16전폭기의 대한판매를 위한 미정부의 조치가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레이건」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공산국가가 인권을 더욱 유린하고 있다는 점을 앞으로 분명히 밝혀나가겠다고 다짐했고 전대통령은 미국의 이같은 새로운 인권정책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미국의 동맹국과 자유진영국가들이 공감, 더욱 결속을 촉진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레이건」대통령이 짧은 기간내에 한국의 정치·사회안정을 회복시킨 전대통령의 영도력을 높이평가했다고 밝혔다.
전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공식오찬이 끝난 뒤 이날하오 미국무성과 상원·하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한국측에서 신병현 부총리·노신영 외무·주영복 국방장관·김용식 주미대사·김경원 대통령비서실장·김병훈 의전수석비서관·공노명 외무부정무차관보, 미국측에서 「헤이그」국무·「리건」재무·「와인버거」국방장관·「앨런」국가안보담당특별보좌관·「글라이스틴」주한미대사·「리치」국무성한국과장등이 배석했으며 오찬에는 우리측에서유병현 합참의장·정동호 경호실장·허화평 비서실보좌관·김재대 경제수석비서관·이웅희 공보수석비서관·김형근 외무부의전실장이 추가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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