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자결주의 윌슨 기념해 설립 … 초당파 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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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우드로윌슨센터는 ‘의회·행정부 등에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탈정파적 정책 포럼’을 목표로 초당파를 지향하는 미국의 대표적 외교·안보 싱크탱크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초의 박사 출신이자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했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을 기념해 1968년 만들어졌다. 미국 의회가 법으로 설립 근거를 정했으며, 예산의 3분의 1을 정부가 지원한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소장을 임명하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센터를 지휘하는 제인 하먼 소장은 “150여 명의 지구촌 최고의 학자들이 분야별로 포진해 있다”며 “우리는 국제 현안이 어떻게 등장했고 다른 이슈와는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역사적 맥락에서 고찰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005년부터 경남대와 공동 학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하먼 소장은 2012년 경남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센터의 한국사 및 공공정책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제임스 퍼슨 박사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선언은 3·1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며 “윌슨 대통령이 프린스턴대 총장으로 있을 당시 프린스턴대 박사 과정으로 유학 중이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윌슨 총장의 사택을 두 차례 찾아갔다는 기록도 있다”고 밝혔다. 하먼 소장의 아들은 컬럼비아대 재학 중 만났던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하먼 소장은 “한국인 며느리를 뒀으니 나도 한국의 일부”라고 말했다.

 하먼 소장은 인터뷰 도중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내 친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힐러리는 나라를 이끌 대통령의 자격이 있다”고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하먼 소장은 인터뷰 말미에 “나는 8명의 자녀를 키운 ‘옥타맘(octamom)’”이라고 했다. 8개를 뜻하는 ‘옥타’와 어머니를 합친 말이다. 직후 “한국에선 타이거맘(강한 어머니)이 재능을 갖춘 여성들을 많이 키워 내고 있다”며 “능력 있는 여성들이 더 많이 공직에 진출하고 여성 정치인들도 더 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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