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면·UHD TV … 삼성·LG 유럽서 큰 싸움 붙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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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적인 ‘프리미엄 TV’ 경쟁에 돌입한다. 다음달 5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가전전시회(IFA 2014)가 출발점이다.

 올해 TV부문의 2대 키워드는 ‘초고화질(UHD)’과 ‘커브드(휘는)’다. 기존 풀HD(1920X1080)보다 4배 이상 해상도가 높은 울트라HD 화질에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휘어진 화면이 가장 앞선 TV라는 얘기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프리미엄 TV시장이라는 점에서 세계 TV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과 2위인 LG의 자존심 대결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대만의 디지타임즈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50만대였던 세계 초고화질 TV 출하량은 2017년 68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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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내달 IFA에서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선보이고 독일과 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TV는 가로와 세로 비율이 21대 9로 영화관 같은 와이드 스크린에 풀HD보다 5배 높은 5120×2160(약 1106만 화소)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화면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썼다. 특히 ‘피크 일루미네이터’란 기술을 적용해 미세한 밝기 차이까지 쉽게 구분되도록 했다.

 LG전자도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선보인다. 역시 LCD패널을 쓰고 화면 비율이나 해상도, 가격(1억2000만원)은 삼성전자 제품과 같다. 세계적인 음향업체인 하만카돈이 튜닝한 7.2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일반적인 TV사운드보다 뛰어난 음향을 제공한 게 차별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유럽·미국 등 선진국 시장과 중동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TV뿐 아니라 컴퓨터용 ‘커브드 모니터’도 출시했다.

 삼성과 LG 모두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소 다르다. 삼성전자의 경우 ‘커브드’에 비중을 두되 패널은 LCD를 사용하고 화질도 풀HD로 조금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실제 삼성은 최근 200만~300만원대의 보급형 커브드 풀HD TV를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유럽을 모두 잡으려면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LCD 패널과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커브드 UHD TV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화면이 휘는 TV는 LCD보다 별도의 광원이 필요없는 OLED패널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25일 64인치와 77인치 2가지 종류로 선보이는 ‘커브드 울트라 올레드(OLED) TV’가 그 신호탄이다. 풀HD가 아닌 초고화질 수준의 OLED TV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OLED TV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이 안정화돼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55인치 커브드 OLED TV 가격을 지난해보다 80% 떨어진 338만원까지 낮췄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본 싸움은 울트라(화질의) LCD TV가 되겠지만 OLED TV역시 내년엔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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