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자와 최정숙시 탁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한국 여자 탁구는 올해를 세계 정상 재탈환의 해로 삼고 있다. 오는 4월14일 개막되는 제36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개최지가 73년 여자 단체건 우승의 영예를 누렸던「사라예보」에서 멀지 앓은「유고」의「노비사드」일뿐 아니라 정현숙·이에리사 이후 가장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한국 여자 탁구에 세계 정상 탈환의 꿈을 안겨줄 주역은 이수자(20)·김경자(21·이상 제 일 모직)·안해숙(20)·황남숙(19·이상 동아건설)등 20대의 4인조.
그 중에서도 이수자는 가장 믿음직스럽다.
167cm·57kg의 날씬한 몸매에 대담한 성격, 뛰어난 승부욕, 억센 체력이 이양의 전부.
이양은 지난10일 대전에서 폐막된 제34회 전국 종합 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단식「챔피언」이 됐고 제일모직을 이끌어 단체전 우승을 차지, 한국 여자 탁구의 부동의 1인자임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스칸디나비아·오픈」대회에서 세계 단식 2연패의 박영순을 극적으로 꺾어 한국이 북한에 통쾌한 대 역전승을 거둘 수 있도록 기폭제 역할을 했던 이양의 눈부신 활약은 아직도 우리의 기역에 생생하다.
60년대 후반 한국 여자 탁구가 일본을 꺾고「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차지했을 때 주역이었고 세계「챔피언·킬러」로 불리던 전 국가대표 최정숙(30)씨는『경기란 기술상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강한 승부의욕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금년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 같아요. 아직도 완성해 놓은 특기가 없고요. 그래서「파워」탁구를 꼭 몸에 익히고 싶어요』경기장에서는 그렇게 매섭던 이양도 선배의 충고에는 그저 수줍기만 하다.
『가장 큰 약점은「백·핸드」라고 생각했어요.「백·핸드」를 이용한 전진속공법도 익히면 마의 중공도 꺾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시온 중·고를 거쳐 78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수자에게 한국 여자 탁구는 올해 패기찬 주사위를 던질 것이다.<임병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