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교황 도착 맞춰 방사포 5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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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14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안 동북방 방향으로 300㎜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추정되는 로켓 5발을 발사했다. 300㎜ 방사포는 북한이 최근 개발한 사거리 200㎞ 이상의 유도 로켓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30분, 9시40분, 9시55분 등 오전에 3발을 쐈다. 교황을 태운 전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와 서울공항에 도착하기 직전까지의 시간대다. 이어 낮 12시56분과 오후 1시5분 추가로 발사했다.

 방사포를 휴전선 쪽으로 발사하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러시아식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탑재해 명중률도 향상됐다고 한다. 군 당국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정권 차원에서 교황 방한에 맞춰 의도적으로 사격훈련을 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의 첨예한 군사 대결 상황을 교황에게 보여 주려는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얘기다.

 북한은 앞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과 5·24 대북제재 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지난 2월 이후 17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300㎜ 방사포를 발사했다. 300㎜ 방사포 발사는 이번이 올 들어 여섯 번째다.

한편 북한은 지난 1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통해 다음 달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은 “북한은 14개 종목에 참가할 선수 150명을 포함해 총 352명의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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