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청년 또 경찰 총격에 사망…LA에서도 시위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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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에서 10대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으로 항의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흑인 청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LA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흑인 청년 이젤 포드(24)가 LA 남부의 흑인 밀집 지역인 65번가에서 경찰에 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순찰 중이던 경찰 2명이 길을 걷고 있던 포드에게 수색을 위해 정지하라고 지시했지만 포드가 이를 무시했다.

LAPD는 “포드가 걸음을 멈추지 않고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손을 감췄다”며 “다가가자 그가 달려들면서 경찰의 권총에 손을 뻗어 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드의 가족들은 포드가 경찰 지시에 따라 땅에 엎드린 상황에서 등에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17일 LAPD 본부 앞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LAPD는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며 사건 경위를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주리에 이어 다시 흑인 청년 사망 사건이 벌어져 흑백 갈등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지난 10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소도시 퍼거슨에선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비무장 상태에서 몸싸움 중 경찰의 총에 맞았다. 이 사고에 대한 항의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면서 일각에선 22년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흑인 폭동을 부른 ‘로드니 킹’ 사건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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