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미 출신? 첫 여성? … '수학의 노벨상' 누구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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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메달

‘스승의 한풀이냐, 첫 남미·여성 수상자의 탄생이냐’.

 13~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을 앞두고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 수상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인 필즈상은 만 40세 이하 학자에게만 주어진다. ‘미래에 더 큰 업적을 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수상자 명단은 ICM 개막 때까지 ‘극비’다. 물론 당사자에겐 수상 연설을 준비할 수 있도록 대회 몇 달 전 미리 알려준다.

 그럼에도 현재 인터넷 투표 사이트 ‘폴 코드(PoLL CODE)’에선 수상자 예상투표가 진행 중이다. 1413명이 참가한 10일 현재 바르가바 교수가 가장 많은 494표를 받고 있다. 바르가바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는 300년 동안 풀리지 않던 난제인 ‘페르마의 정리’를 푼 앤드루 와일스(영국 옥스퍼드대, 미 프린스턴대 교수)였다. 와일스는 세기의 업적을 세웠지만 논문이 만 41세 때 출판돼 필즈상을 받지 못했다. 바르가바가 상을 받는다면 스승의 한을 대신 풀게 된다.

 2위는 436표를 얻은 아르투르 아빌라(35)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다. 그는 16세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메달을 따고 21세에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수학 천재’다. 브라질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학자’란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된다. 박사 학위도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국립순수응용수학연구소에서 받았다. 현재 파리7대학과 함께 모교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아빌라가 필즈상을 받는다면 최초의 남미 출신 수상자가 된다.

 아빌라 다음은 393표를 얻은 메리엄 미르자카니(37) 미 스탠퍼드대 교수다. 그는 이란 출신 여성학자다. 1936년 첫 수상자가 나온 이래 필즈상이 여성에게 돌아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르자카니가 상을 받으면 이 기록을 깨게 된다. 필즈상은 개최국 최고 지도자가 수여하는 게 전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시상자와 수상자가 모두 여성이 된다. 현재 IMU 회장도 벨기에 출신 여성 수학자 잉그리드 도비시 박사다. 서울 ICM 조직위 부위원장인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는 “누가 상을 받을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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