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천천히 마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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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아침까지 술이 깨지 않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이 핏속에 축척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술을 마시게 되면 간장은「알코올」을 처리,「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들고 다시 초산을 거쳐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돼 소변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나 술을 갑자기 너무 많이 마시면 간장이「아세트·알테히드」를 미처 처리하지 못해 핏속에 이것이 쌓이게 되고 이 때문에 숙취가 온다.
보통 성인남자의 간은 1시간에 90cc의 청주, 22cc의「위스키」를 분해시킬 수 있다.
만약 1시간에 30분 정도의 속도로 「위스키」를 3시간 마셨다면 첫1시간에 간장이 처리하지 못하는 「알코올」은 8cc정도가 되며 이 정도의 양이면 「알코올」의 혈중농도를 0.05% 높이게 된다.
또 2시간째는 0.l%, 3시간째는 0.15%라는 「알코올」농도가 된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면 가볍게 취한 상태로 「알코올」이 이성을 맡은 대뇌 신피질을 억압해 감성을 좌우하는 구피질이 상대적으로 강해진다. 그 때문에 사고력과 판단력이 둔해지고 감정적으로 된다.
「알코올」농도가 0.1%가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알코올」농도가 0.2%에 이르면 다리가 휘청거리고 행동은 본능적이 되어버린다.
농도가 0.3%가 되면 대취상태로 운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며 감성을을 지배하는 구피질 마저도 마취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또 혈중농도가 0.4∼ 0.5%정도에 이르면 완전히 혼수상태에 들어가며 중추가 기능을 상실. 호흡이나 심장이 멈추게 돼 생명을 잃게 된다.
「알코올」의 혈중농도는 술을 마시는 속도, 혈당치, 정신상태, 안주 등과 깊은 관계를 갖는다.
술을 마시고 나서 5∼10분이면「알코올」은 핏속에 흡수된다. 술을 빠른 시간 내에 많이 마시면 피는 흡수된 「알콜」을 간장으로 운반하지만 모두 분해할 능력이 없어 결국 뇌의 기능을 마비시키게 된다. 그러나 술을 서서히 소량씩 마시면 간장이 이를 처리해 숙취가 오지 않는다.
술을 빨리 마실 경우 단백질 등의 안주를 많이 먹게 되면 이러한 단백질이「알코올」의 흡수를 방해해 소변으로 나가는「알코올」의 양을 늘린다.
혈당치가 낮을 때는 「알코올」의 흡수가 삘라지는데 혈당치가 낮다는 것은 공복상태라든가 음식물을 먹은 후 시간이 오래됐다는 의미로,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술을 마실 때 여러가지안주를 많이 섭취하라는 권고는「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줄이는 역할뿐 아니라 간장이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대량으로 사용한 「비타민」B1 및 B2의 보충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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