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 제품의 국제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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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경쟁국과의 수출경쟁에서 이겨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한국무역협회는 최근에 보낸 건의서를 통해 가능케 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정부에 보낸 건의서를 통해 경공업 제품의 경쟁력 회복, 부가가치가 높은 국제우위의 중화학 제품 개발, 신기술 도입 및 기술개발투자 확대가 수출경쟁력을 배양하는 수단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무협은 한국의 수출신장세가 78년 이후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주요원인으로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들고 있다.
자유중국과 비교할 때 그들은 임금과 물가안정을 바탕으로 경공업제품의 고급화를 지향, 78년 이후 우리의 수출실적을 앞지르기 시작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동남아 주요 경쟁국에 비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으나 그것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해지지 않나 하는 우려마저 주고있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성을 띠고 있다.
올해의 국내경제도 물가·임금 면에서 안정기반을 구축하기가 어렵다는 전망을 씻을 수가 없는 것이다.
79년말 현재의 한국과 자유중국의 경쟁력 관계지수를 보면, 75년 기준 한국의 물가지수는 1백62.1인데 반해 자유중국은 1백24.2, 임금은 2백97.5대 1백87.2, 노동생산성은 1백51.9대 1백63.3이어서 결과적으로 수출단가는 1백58.3대 1백40.7이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싱가포르」「홍콩」등 기타 동남아 국가와의 지수비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우리의 주종상품인 직유류의 수출시장도 심지어 과거에는 상대도 안되던 태국「인도네시아」등에 많이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한국의 수출상품구조가 경공업 제품 위주로 되어있고 전체적으로는 국제시장에서의 비교 우위도 아직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집약적이어서 고용확대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공업제품의 국제경쟁력 회복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의 수출상품이 고도화되고 공산품 위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제품별 내용에서는 79년의 통관기준수출실적 1백50억6천4백만「달러」가운데 경공업제품이 51%인 79억2천2백만「달러」,공업제품이 38%인 57억6천9백만「달러」로 역시 경공업 제품의 비중이 무겁다.
상품별로는 직유류가 30%인 45억3천3백만「달러」로 압도적이며 중공업 제품 가운데는 철강제품이 11%, 전자제품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상품 구성비는 올해에도 큰 변화가 없어 섬유류가 수출목표 1백70억「달러」중 28.8%인 49억「달러」,전자제품이 14.7%인 25억1천5백만「달러」의 순이며 80년대 종반까지는 그대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출 전략 면이나 국내경제발전 측면에서도 이미 기반을 닦아온 경공업을 중시하면서 중공업의 단계적인 육성을 기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또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일 것이다.
그리고 국내경제 안정의 실현이야말로 모든 한국수출상품에 국제경쟁력을 부여하는 최강의 무기라는 것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제시장을 파고 들 수 있는 새 상품·새「디자인」·견실한 신용도제고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인이나 그 밑에 경제안정이라는 튼튼한 반석이 자리잡고 있어야만 수출신장력이 결집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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