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부정은「빙산의 일각」|김포공항확장 부실공사수사 묵인여부 조사위해「현대」간부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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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현대건설의 김포국제공항부실공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특별수사부는 4일 이회사간부들의 묵인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달중으로 회사간부들을 소환, 조사키로했다.
검찰은 거액의 뇌물수수 과정에 관련된 혐의로 이회사 곽모부사장을 지난 1일과 2일 소환, 조사했다.
대검특별수사부 (김병만대검검사·이종남부장검사) 는 또 현대건설측이 미국「탐스」사가 제작한 김포국제공항의 설계도면과는 달리 10여차례나 구조 등을 바꾸어 수주(수한)당시 공사액 5백70억원이 80여억원이나 늘어난 점을 중시해 설계변경을 구실로 지금까지 밝혀진 2억여원보다 더 많은 국고손실을 가져왔을 것으로 보고 집중수사를 펴고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현대건설이 감독관청의 관계공무원과 짜거나 눈을 속여 각종장비·부속자재 등을 구입하면서 시중보다 값이 비싸고 성능과 규격이 미달되는 제품을 사들여 중간차익을 가로채거나 납품업자들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거액의「커미션」을 받은 혐의도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건설측은 김포국제공항청사신축을 하면서 당초 설계와 달리 귀빈실 옆에 국빈실을 증설하는등 중앙설계심사위원회의 사전승인없이 내부구조를 멋대로 바꾸어 전체공사비를 늘려왔고「컴퓨터」실의 항온·항습장치와 냉난방「시스팀」·환기시설·냉동기시설·「팬·코일」·「보일러」등 동력동 공사를 하면서 여기에 쓰이는 각종부속자재를 실제 소요량보다 과다 책정하여 불량품을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인뒤 60여 관련납품·공사도급자들로부터 제품가격 또는 공사비의 10∼20%씩을「커미션」으로 받았다.
검찰은 이에 따라 교통부와 현대건설현장사무소에서 설계도면등 관계서류 1「트럭」본을 압수, 건설부·공업진흥청전문가 5명과 합동으로 공사에 사용된 각종자재·부품 등에 대한 시장가격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수사의 한관계자는 이밖에 현대측이 시공한 김포국제공항의 화물전용청사·항공기계류장·고속탈출유도로 (활주로) 등 전반적인 항공건설공사는 검찰 자체에 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진이 없어 수사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부정사건의 경우 현장에는 교통부감독요원들이 토목·건축·설비·전기등 분야별로 모두 27명이나 파견되어 있었으나 과장급1명을 빼고는 대부분 고교출신들로 현대측의 기술진에 비해 학력·경력동이 뒤떨어져 기술감독업무가 제대로 될 수 없었던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지난달말 대검1과 수사요원 15명이 3일 동안 밤을 새웠고 현장조사에 나섰던 모수사관은 비전문가인 자신이 반나절동안 돌아본데서만도「보일러」보온장치·난방「파이프·밸브」공사 등의 부실이 드러났다거 말했다. 그는『지금까지의 수사결과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설계·토목건출·설비·전기등을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10여일쯤 종합검토하면 부정의 규모가 보다 명학히 드러나게 될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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