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업 10일…평온한 거리|생필품 사재기 사라져|김 찾는 이 오히려 줄어|유흥가 폭력사건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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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비상계엄이 선포 된지 5일로써 10일째-.
시중의 생필품은 품귀현상이나 사재기·안 팔기 행위를 찾아볼 수 없고 가격도 종전과 같은 보합세를 이루어 소비자와 상인 모두가 유통질서를 지키고 있다.
또 강도·절도 등 형사사전과 각종 보안사범이 계엄선포이전보다 훨씬 즐어든데다 유흥가주변의 폭력행위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생산업체와 운수·관관회 등 「서비스」업종사자들은 시민들이 질서를 지키고있으므로 도시에서도 통금을 환원해 주도록 바라고 있다.
시장·백화점
조그마한 사회불안현상이 있을 때마다 나타나던 사재기가 전혀 없다. 서울동대문·남대문시장의 경우 계엄선포 후 고객은 종전보다 30%쯤 줄어들었다.
생필품의 대종인 쌀과 보리 등 주곡은 쌀이 대량출하시기인데다 소비자들의 사재기마저 없어 공급이 오히려 20%정도 넘쳐 「밀양」의 경우 가구당 계엄전보다 2천원이 떨어졌다.
남대문시장 S정육점주인 조병선씨(34)는 『특히 통금시간이 연장되면서 육류대량소비처인 유흥음식점과 대중음식점의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수요량은 종전의 50%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가격도 돼지고기의 경우 근당 1천원에서 8백∼9백원으로 2백원이 내렸다고 했다.
연탄의 경우 전국연탄공업협회(회장 이장균·59)에 따르면 서울은 평소 10개 업체에서 하루 평균 1천만개를 공급했으나 사재기가 없고 수요가 오히려 줄어 요즘은 7백만개 정도밖에 공급을 못해 연탄이 남아돈다고 했다.
S백화점의 평소 1일 평균 고객은 2만5천∼3만명. 백화점 측은 계엄선포 후 설탕·조미로·비누 등 생필품의 구매「러시』를 예상했으나 오히려 고객이 1만7천명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신선도(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생선과 배추·무우 등 부식품도 남아돌아 판매고는 평소의 7분의1정도이며 가격도 하락세다.
서울 예지동 413 영관상회 주인 김성기씨(45)는 하루 빨리 통금이 환원되어야 대량소비처에 공급이 가능하겠다고 했다.
레저
일요일인 4일에도 서울시내 관광회사들은 개점휴업상태.
C관광의 경우 40대의 소유차량 중 8대가 관혼상제와 외국인관광객들을 위해 가동했을 뿐 국내관광객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도로공사 「톨게이트」서울영업소 측에 따르면 휴일이면 6만 여대의 자가용차가 고속도로를 이용, 교외로 빠져나갔으나 4일에는 2만 여대가 빠져나갔다.
금은방
시세는 계엄령선포 이전과 큰 변동이 없으며 찾는 손님은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크게 줄었다.
서울 명동2가108 정근사 금은방대표 김대근씨(39)에 따르면 『과거「1·21사태」와 「월남패망」때는 가수요현상이 크게 일어났었다.
각종사건
경찰에서 취급하는 보안사범은 음주행패·고성방가·기물파괴 등 위반사례가 자취를 감춘 반면 통금위반이 대부분.
서울 각 경찰서의 경우 형사범은 계엄 전 한 경찰서에서 1일 평균 15∼20건 정도를 취급했으나 계엄기간동안에는 최고 8건 정도.
절도도 종전보다 50%정도 줄었으나 야간절도보다는 대낮 털이가 전부인 것이 특징.
폭력행위도 유흥가 주변의 집단편싸움·손님과 종업원간의 시비·10대 불량배의 행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유흥가
유흥업소업주들은 『손님들의 흥청거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업주와 종사원들의 생계를 위해선 통금시간의 환원조치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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