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권 획득한 하찬석6단이 내다본 전망|바둑수미 위해 낙향1년|'역습피하면 자신'강적 조왕위와 난전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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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엔 꼭 왕위를 차지하겠읍니다.』 국내 최대규모·최고권위의 기전인「왕위전」(중앙일보-동양방송주최) 금년도 제14기 도전자로 결정된 하찬석 6단의 단단한 각오다.
올해의 「왕위전」도전국은 어느 해 보다 열전이어서 5승1패의 동률승자가 2명이었다. 결국 17일 마지막 대국에서 백을 쥔 하6단이 서봉수6단을 2백28수만에 부계로 물리쳐 도전자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이날 대국이 끝난 뒤 서6단은『끈기와 힘이좋은 훌륭한 기사』라고 하6단올 격려했고 하6단은『서6단이 이겼어야 했는데…』하며 겸손해했다.
하6단은 지난해봄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고향인 경남합천으로 낙향했다. 하6단의 말을 빌면 순전히 바둑에만 전념하기 위해서 라고. 그래서 그런지 올해들어 하6단의 전적(18전16승2패)은 어느때보다 두드러졌다.
하6단은 73년 제8기 왕위였다. 그래서 6년만에 다시 왕위의 자리를 도전하게 된셈이다. 하6단은 스스로 본인의 기풍에 대해『상대편을 공격해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강점인 반면 상대편의 공격에 대해 아주 약한것이 흠』이라고 풀이하면서 이번 도전기에선 이점을 유의하겠다고했다.
하6단의 바둑수업비결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에 있다고. 그래서 지금도 고향의 가야산을 오르내리며 체력단련을 한다고 전했다. 하6단이 바둑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10세때 아버지 하문선씨로부터 장난삼아 바둑돌을 만진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뒤 조남철8단에게서 1년동안 수업을 받다가 63년 중학1년 15세때 1급실력으로 일본에 건너가 「기다니」(목곡)문하에서 수업, 70년 4월에 4단을 따고 7년만에 귀국했었다.
17일 도전자가 결정된 뒤 대국장에서 만난 조훈현왕위는『강적을 만났으니 단단히 각오해야겠다』면서『장기전으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저력이 아주 강하고 실수없는 바둑을 둔다』며 하6단의 바둑을 평했다.
여기에 대해 하6단은『조왕위가 정확한 수준으로 임해주기 때문에 역시 힘든 상대일것』 이라고 전망했다.
아뭏든 예상을 불허하는 두 사람의 대국은 바둑「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왕위과 하6단의 5번기 첫 대국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장소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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