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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체결은 심리적효과일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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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장두성특파원 = 「이집트」「이스라엘」평화조약은 참으로 어렵게 얻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극복해야할 산적한 난관을 두고볼때 한강의 종이쪽지의 무게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조약의 비중을 달아본다면?
아비·플라스코브박사 = 옳은 말이다. 심리적 효과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 조약이 체결되었지만 그 속에 포함된 「조약의 정신」은 서로 정반대로 해석되고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빠르면 6개월, 길어도 1년안에 당사자쌍방간의 관계가 교착상대에 빠질게 틀림없다. 그걸 타개하기 위해「카더」미대통령은 또한번 정치적 생명을 건 중재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장 = 해석상의 차이란 구체적으로 무엇 무엇인가?
플라스코브 = 77년 11월 「사다트」「이집트」대통령이 「텔아비브」로 갈 때 그는 「이집트」가 73년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승자라는 인식을 갖고 떠났다.
그는 미국을 업고 「이스라엘」의 양보를 얻어내는 길이 최선이라고 자문자답했다. 반면 「베긴」「이스라엘」수상은 「사다트」대통령이 약자의 입장에서 협상을 호소하러 오는줄 알았다.
약자의 입장이라면 「팔레스타인」문제를 희생시키더라도 실지회복만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니까 동상리몽에서 양자가 협상을 시작했는데 조약에 서명한 지금도 「팔레스타인」문제에 관한 조항은 모두 서로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장 = 「사다트」대통령이「이스라엘」책략에 말려들어 「팔레스타인」문제를 양보, 반대자들이 주장했듯이 「아랍」측의 목적을 배신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인듯 한데….
플라스코브 = 그릴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스라엘」쪽에서 말려든듯한 인상도 없지 않다. 「사다트」가 만약「팔레스타인」주권문제를 포기한다면 그가 「아랍」세계에서 갖는합법성은 잃어버리게 되는 위험한 궁지에 빠질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뒤에서 유가인상과 단유조치와 같은 위협을 가지고 「이집트」와 미국에 압력을 가할 것이 틀림없다. 「사다트」는 앞으로 「팔레스타인」문제를 더욱 강력하게 거론함으로써 자신이 배신자가 아님을 보이려 들것이 틀림없다.
장 = 「바그다드」회의에서 이루어진 「아랍」 반대파의 결속도이 조약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플라스코브 = 「팔레스타인」인을 대량학살한 「요르단」의 「후세인」왕이 PLO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아라파트」의장과 악수하는 장면이 그 결속의 허실을 잘 말해준다. 그 자리에 모인「아랍」지도자들은 반대의사를 결의안으로 만들어 발표하는데 결속할 수 있어도 서로간의 불신때문에 구체적 행동을 할만큼 단합하기는 어려운 관계에 있다.
장 = 「카터」는 양자가 조약에 동의하는 대가로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그 대부분이 무기로 제공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가냘픈 조약이 깨어질 경우 중동의 전쟁위험은 더 커지는게 아닌가?
플라스코브 =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중동분쟁의 양대 당사자의 무기체계가 미국제로 통일되었다는 점이다. 쌍방이 모두 미국무기에 의존하게 되면. 무기공급중단에 의한 분쟁의 원격조정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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