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공간 찾으니 … 방 하나가 더 생기네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요즘 아파트 평면의 화두는 이른바 ‘알파룸’이다. 알파룸은 용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계약자가 원하는 목적대로 쓸 수 있는 여유공간을 말한다.

주택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드는 이 공간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알파룸을 적용한 새로운 평면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온전한 ‘방’ 형태의 알파룸도 등장하고 있다.

 알파룸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단지 이 이유 때문은 아니다. 알파룸은 발코니처럼 일종의 서비스 면적과 같은 개념이다. 평면설계 때 기둥 등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공간들을 거실·방·주방 등의 재배치를 통해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살려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 알파룸의 크기는 커야 6.6㎡ 정도였다. 포스코건설 디자인그룹 방희조 차장은 “초기에는 알파룸은 공간이 작아 활용성이 떨어졌지만 덤이라는 개념이 강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설계 기술 발달로 죽은 공간을 최대한 살려냈고, 이 덕에 알파룸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 중인 더샵 리버포레 84㎡형은 공간 재배치로 살려낸 공간이 주택형별로 36.98~51.58㎡에 이른다. 이를 알파룸으로 활용해 온전한 방 형태로 꾸몄다. GS건설이 경기도 김포시에 분양 중인 한강센트럴자이 84㎡형 주방 옆에도 방 하나 크기의 온전한 방이 있다.

 4베이(전면에 ‘방+방+거실+방’ 배치) 설계를 통해 서비스 면적을 최대한 늘린 덕에 알파룸을 방으로 만들 수 있었다. 호반건설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호반베르디움 일부 주택형에 온전한 방 형태의 알파룸을 뒀다.

 GS건설 건축설계팀 이용구 차장은 “공공택지는 도심보다 규제가 덜한 만큼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 덕에 알파룸도 온전한 방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거실이나 주방 옆에 있던 알파룸의 위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강센트럴자이 100㎡형엔 드레스룸에 알파룸을 넣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분양시장에서 알파룸의 영향력은 이미 아파트 브랜드를 뛰어넘었다”며 “당분간 분양시장에서 알파룸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