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맞아 병원폐문|무의촌 무료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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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성업중이던 개업의(개업의)가 회갑을 맞는날 폐업신고를 내고 무의촌 진료에 나서 병고에 시달리는 벽지주민을 치료하고있다.
화제의 수인공은 20년간 제주시 중심가에서 의원을 운영해온 정태무씨 (61·제주망 애2동1212) .
정씨는 자신의 생일인 지난 9월20일 폐업신고를 낸뒤 l0일후에 조수 1명, 간호원 l명을 데리고 도시락을 지참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의료기술로 돈을 벌었읍니다만 이제부터는 인생의 뜻을 찾기 위해 가난한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담담하게 결심을 털어놓는 정씨는 더 이상 나이가 들면 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생일을 맞아 결단을 내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매일 상오 7시면「버스」를 타고 산골을 찾아 하루종일 주민들을 돌봐오기 60여일째 이미 1천여명을 진료했다.
정씨는 북제주군 한림, 애월등 벽지주민을 찾아 마을회관등을 빌어 하루 1백여명씩을 진료했고 요즘은 애월면 납읍리에 아예 간이 진료실을 차려놓고 있다.
가난하여 치료를 받지못한 환자들을 치료해보면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정씨의 진료를 받은 기성구씨 (40·납읍리)는 『밤늦게까지 환자를 돌봐주며 웃음을 잃지않아 각박한 세상을 잊게해 주었다』며 도시락을 싸갖고 오기 때문에 점심 한그릇 대접못한다며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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