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민 2백 명 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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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콸라트렝가누(말레이지아)22일AP합동】「베트남」난민을 가득 태운 목제 어선1척이 22일 상오 「말레이지아」동부해안 「콸라트렝가누」항과 한 난민수용섬에 상륙하려다가 「말레이지아」당국에 의해 거부당한 뒤 해안에서 약3백m 떨어진 남지나 해상에서 거센 조수에 밀려 모래톱에 부딪쳐 전복 침몰, 2백 여명이 익사하는 「베트남」난민 해상 탈출 사상 최악의 조난사고를 빚었다.
「말레이지아」당국은 이 조난사고에서 고명의 생존자가 구조되었다고 밝혔으며 생죤자들은 길이18m의 이 어선에 여자60명·어린이 50명을 포함한 2백54명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세베랑타키르」어촌 주민들은 구조 「튜브」 를 바다에 던져 생존자 등을 구조해 냈으며 경찰수색선은 11구의 시체를 인양했으나 거센 파도로 구조선도 파견못하여 생존자 구조 및 시체인양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남은 승선자들은 모두 익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참사는 이미 4만여 명의 「인도차이나」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말레이지아」가 더 이상의 난민수용을 거부, 1천5백80t급 화물선「하이흥」호를 타고 「말레이지아」「클랑」항에 도착한 「베트남」난민 2천5백 명이 상륙을 거부당하고 「캐나다」와 「프랑스」로 다시 떠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조난 당한 난민들은 21일 「트렝가누」강북 쪽 40m 떨어진 난민 수용섬 「플라우비동」섬에 도착했으나 그곳 해안경찰대가 그들의 어선이 항해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상륙을 거부해 22일 상오8시30분쯤 (현지시간)「트렝가누」강어귀에 도착. 상륙허가신청을 냈으나 주민들이 「플라우비동」난민수용소로 다시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
주민들은 「베트남」난민들은 떠나길 거부했으나 수백 명의 주민들이 어선주변에 모여 강으로 밀어 넣었다고 증언했다.
「트렝가누」주 행정장관 「완·목타르」씨는 경찰이 난민들에게 「믈라우비동」섬으로 보급품을 싣고 가는 다른 배를 따라 가도록 일렀으나 길을 잘못 들어 침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구조선을 현장에 출동시키지 못하고 있으나 생존자들은 난민수용소로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드럼」통이나 뜨는 물건들에 달라붙어 있다가 구조되었으며 몇 명은 헤엄쳐 살아났다.
이번 사고는 공산「베트남」을 떠나 「말레이지아」로 건너오던 「베트남」난민들이 당한 최악의 조난사고로 지금까지 수백 명의 난민들이 해상으로 「베트남」을 탈출하던 도중 사망했으나 일거에 수백 명이 익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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