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논쟁에 휘말린 미 중간선거|【워싱턴=김건종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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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의회가 15일부터 휴회에 들어가자 중간선거를 향한 공방전에 불붙기 시작했다.
미국유권자들은 11월7일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4백35명의 하원의원 전원과 1백명의 상원의원중 3분의1을 새로 선출하게 되어 있다.
중간선거를 약2주일 앞둔 현재 선거의 최대 쟁점은 세금과 「인플레」같은 경제문제. 단기적으로는 중간선거, 장기적으로는 1980년의 대통령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정치·경제·외교등 삼대전선을 구축해 놓은 「카터」도 경제문제에 가장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캠프데이비드」회담으로 「외교전선」에서 많은 점수를 딴 「카터」는 여세를 몰아 내주초에는 소련과 전략무기제한협상 (SALT)을 타결시킴으로써 기세를 올리려 하고 있다.
「경제전선」을 위해서는 곧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일괄안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카터」의 전략이다. 민주당은 또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된 감세「무드」도 잘만 이용하면 선거에서 큰 이득을 볼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감세「무드」는 현재 선거「캠페인」의 양상을 크게 뒤바꿔 놓고 있다. 진보적인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사회보장과 고용의 확대를 제1의 정책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감세「무드」가 고조되고 있는 지금 이런 진보적인 정책을 주장하면 낙선을 자초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진보적인 노선을 걷던 후보자들은 민주·공화를 가릴 것 없이 종래의 진보적인 정책을 팽개치고 감세라는 보수적인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서로 보수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카터」는 이와같은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여 사회보장과 고용의 확대에 최대역점을 두는 진보적인 정책에서 재빨리 감세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카터」는 「국내정치전선」에서 여전히 대의회 관계에 의문점을 남기고 있는 데다 행정불안의 「스캔들」이 자꾸만 터져 나옴으로써 곤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흠이다.
이번 선거의 또 하나의 특성은 40∼50여명의 하원의원들이 아예 정계를 떠나기로 한데 반해서 각종 「스캔들」에 관련됐던 의원들은 오히려 대부분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큰 「스캔들」에 관련됐던 상·하원 의원은 모두 9명이다.
특히 이중에서 한국「스캔들」에 관련된 3명(「로이벌」 「윌슨」 「맥폴」하원의원)은 모두가 본 회의에서 「징계」라는 「정치적 모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1월 선거에서 낙승을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스캔들」을 파헤치는데 집착했던 「프레이저」가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후보지명 전에서 일찌감치 탈탁했고 「브루스·캐퓨토」하원의원은 「뉴욕」부지사 후보로 빠져나가 고전하고 있다. 「워터게이트」 망령으로 지난번 선거에서 참패했던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것인가가 주목거리다.
현재 의석분포를 보면 하원은 민주당 2백87석, 공화당 1백46석 (공석 2석), 상원은 민주당 68석, 공화당 68석으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2대1의 열세다. 또 50개주에서 공화당 주지사를 갖고 있는 것은 4분의1도 안된다.
그래서 공화당은 「카터」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를 공격하고 「리더십」의 부족을 탓하고 있으나 선거전망은 「약간만회」정도일 것이라는게 정치 「업저버」들의 견해다.
「스탠퍼드」 대학의 정치학교수 「세이먼드·립세트」는 이같은 공화당의 열세는 민주당이 융통성이 있고 기회를 잘 포착하고 이론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공화당은 어떤 추세에 민감하게 또는 능률적으로 대처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는데다가 뚜렷한 당내의 구심점이 없다는 약점때문에 현재의 열세를 크게 만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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