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겹친 5일 NL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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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도 겹치면 필연이다. 5일(한국시간) 벌어질 내셔널리그의 두 경기. 필라델피아 필리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는 재미있는 우연이 겹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스파크라는 이름으로 불릴 새로운 구장의 등장으로, 필리스의 베테랑 스타디움 홈 개막전은 33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필연적인 일로는 '1억달러 계획'의 성공적인 전과(?)인 짐 토미-데이비드 벨-케빈 밀우드가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이라는 것과 개막전 상대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라는 것 정도다.

2004년 새로운 구장의 개막을 앞두고 모아두었던 돈을 한 번에 터뜨린 것과 파이어리츠와의 일정은 미리 계획된 일이니 필연이다.

그러나 토미가 개막 3연전을 통해 11타수 7안타의 맹타를 터뜨려, 홈 팬들의 기대를 한층 부풀린 것과 개막전 선발투수가 하필이면 지난해 파이어리츠에서 뛰었던 조 로아라는 것은 우연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로아가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저니맨'이니 그럴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면, 래리 보와 감독의 경우는 더욱 재미있다.

보와는 지난 71년 베테랑 스타디움 개막전에서 자신의 첫 안타를 쳤고, 3루타까지 기록했다. 그리고 33년이 지난후 그 팀의 감독이 되서 구장의 마지막 개막전을 지켜본다.

지구를 넘어 서부로 눈길을 돌리면 김병현의 선발등판이 눈에 띈다. 지난해 토드 스토틀마이어를 대신해 첫 선발전을 치른 콜로라도 로키스가 상대라는 것도 특이할 사항이지만, 로키스의 내셔널리그 참가 10주년을 맞은 첫 홈경기라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정상적으로 시즌이 시작됐다면 랜디 존슨의 선발이 예고됐었지만, 도쿄 개막전이 취소되며 김병현으로 바뀌게 됐다. 홈팀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는 로키스팬들에게 김병현은 악역을 맡아야 한다.

올해부터 선발로 전향한 김병현에게 지난해 선발 데뷔전에서 홈런 2방과 4점을 내주며 강판당한 망신을 갚아줄 기회가 우연처럼 다가왔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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