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경주 중국을 질주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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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날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2만 4000명의 관중이 찾았다

포뮬러원(F1)이 열리는 중국 모터레이싱의 성지(聖地)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 2만 명의 관중이 모인 25일 경기장 정문 외벽에 ‘中???大??(중한 스포츠카 레이싱)’이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중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경주대회, CJ 슈퍼레이스와 CTCC(중국 투어링카 챔피언십)의 개최를 알리는 내용이다.

중국은 자동차 경주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다. 김진표(37) 엑스타 레이싱팀 감독은 “중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경주를 통해 경쟁한다. 투자가 활성화돼 중국 레이싱팀은 우리가 엄두를 못 내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한다”고 부러워했다. CTCC에는 폭스바겐·도요타·포드·기아·현대·혼다 등 굴지의 자동차 업체가 참여한다. 금호는 타이어를 후원한다. 레이싱 전문지 F1코리아의 박기현 편집장은 “중국은 ‘Sunday race, Monday sales(일요일에 경주를 하고, 월요일에 차를 판다)’라는 자동차 격언이 통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CJ 슈퍼레이스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대회를 열기 시작한 이유다.

올해는 더 확대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한 차례 경기를 펼친 슈퍼레이스는 올해 8전을 치르는데 그중 3번을 CTCC와 함께 한다. 내달 6~8일 중국 상하이 티엔마 서킷에서 경주를 하고, 8월 21~24일에는 전남 영암 인터내셔널서킷으로 CTCC를 초청한다. 또 8월 1~3일에는 일본 큐슈에서 대회를 치른다. 특히 영암 대회는 자동차레이스와 더불어 각종 공연도 함께 열어 문화 축제로 만든다는 포부다. 김준호 슈퍼레이스 조직위원장은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슈퍼레이스를 중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아시아 대표 자동차 경주로 키울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슈퍼 6000 클래스 우승 후 샴페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아트라스의 조항우(가운데)와 김중군(왼쪽).

좁은 한국 시장에서 벗어나 판을 키우자는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타이어 계열인 아트라스 레이싱팀은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에 새롭게 참가했다. 금호타이어는 엑스타레이싱팀을 창단했다. 이정웅 금호타이어 레이싱팀장은 “중국과 일본은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 시장이다. 그래서 팀을 창단했고 드라이버로는 일본 선수를 뽑았다. 또 CTCC를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한국 양대 타이어 메이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달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제1전에서는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황진우(31·CJ레이싱)가 우승했다. 26일 열린 2전에서는 조항우(39·아트라스레이싱)가 29분12초237로 1위로 골인했다.

상하이=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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