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내리고] 돼지콜레라에 귀해진 삼겹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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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돼지콜레라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돼지고기 값은 오히려 뛰고 있다.

당초 돼지 값 폭락을 우려했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산지에서 출하되는 돼지의 양이 크게 줄어든 반면 소비는 예상만큼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지육(도축 직후 뼈를 포함한 고기)의 도매가격은 올들어 ㎏당 2천2백원선에서 안정돼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돼지 콜레라가 발생한 이후 2주 사이 14%가 올라 최근에는 2천5백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LG유통 축산팀의 김성용 과장은 "질병 발생 지역의 돼지가 한꺼번에 폐기되는 등 최근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콜레라 발생 때와 달리 올해는 이라크 전쟁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바람에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돼지고기 중 삼겹살의 값은 더 뛸 전망이다. 돼지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서 삼겹살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기 때문이다. 돼지 한마리를 도축해 얻는 고기 중 삼겹살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삼겹살은 그동안 수입까지 해 모자라는 양을 채우기도 했다.

반면 안심.등심.다리살 값은 되레 내릴 전망이다. 이들 부위는 그간 국내 소비가 적어 주로 수출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일본.러시아.대만 등의 수출길이 막힌 것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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