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유병언 쫓던 검찰, 탈출 첩보 갖고도 놓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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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나오지 않은 20일 오후 안성 금수원 입구에서 신도들이 출입자 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17일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구원파 신도들의 금수원 집결과 시위는 쇼였다. 검찰은 교란작전에 속아 눈앞에서 유병언(73·사진) 청해진해운 회장을 놓쳤다. 세월호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은 “유 회장이 그동안 은신해 있던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을 빠져나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검찰이 파악한 유 회장의 탈출 시점은 지난 17일이다. 주말을 앞두고 금요일부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대거 금수원으로 집결해 혼란스러워진 틈을 이용한 것이다. 신도들은 주말 예배를 명분으로 금수원에 집결해 정문을 막고 “종교 탄압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당시 검찰은 유 회장이 주말에 신도 차량에 숨어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를 통해 나오는 차량에 대한 검문을 시도했지만, 유 회장은 이를 비웃듯 금수원을 빠져나온 것이다. 수사팀은 19일 유 회장이 금수원 인근 별장에 다시 숨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곳을 급습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 수사팀 관계자는 “별장의 냉장고와 싱크대 등을 최근까지 사용한 흔적이 있고, 여러 정황을 볼 때 유 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유 회장이 금수원에 은신한 것으로 확신했다. 그가 한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면서 잠적설·밀항설 등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대전화 추적과 관계자 진술을 통해 유 회장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곧바로 신병 확보에 나서지 않은 것은 금수원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이 저항할 경우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또 구원파의 주장대로 ‘종교 탄압’ 논란에 휘둘리는 것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수사팀은 법적인 명분을 쌓기 위해 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내준 구인장 시한은 22일 자정까지였다. 하지만 수사팀은 유 회장이 20일 영장실질심사에 나오지 않으면 구인장을 반납하고 곧바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피의자 없이 궐석 심사를 통해 영장을 받아낸 뒤 금수원에 곧바로 진입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 주말부터 경찰과 한전, 가스공사, 소방본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작전회의까지 열었지만 허사가 됐다.

 감시와 수색을 맡은 경찰도 역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지난 주말(17일) 예배를 앞두고 탈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장에서 철저한 검문검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의심 차량에 대해서만 운전자와 탑승자 얼굴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검경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지검에서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 같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는 사이 경찰은 금수원 진입에 대비한 현장지휘소·간이화장실 설치를 마무리하는 등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장남은 파리행 비행기표 끊은 뒤 출국 포기=수사팀은 또 세월호 사고 직후 해외로 도피한 유 회장의 차남 혁기(42·미국 뉴욕 거주)씨와 장녀 섬나(48·프랑스 파리)씨 외에 장남 대균(44)씨도 사고 발생 사흘 뒤 프랑스로 출국하려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에 따르면 대균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일찍 인천공항에 나와 신용카드로 당일 오후 1시20분 파리행 대한항공 편을 샀다. 390만원짜리 비즈니스석 표였다. 하지만 대균씨는 출국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미국·프랑스에 혁기·섬나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한편 제3국 도피에 대비해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내렸다.

안성=윤호진·장혁진 기자, 인천=노진호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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