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국민당 단독 과반의석 … 10년 만의 정권교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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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호 02면

인도 총선 개표 결과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AP통신에 따르면 BJP는 17일 오후 현재 전체 543석 중 282석을 얻어 과반 기준인 272석을 넘어섰다. 이로써 BJP는 다른 정당의 참여 없이도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총선에서 BJP가 연대한 정당과 합하면 새 여권의 의석은 337석까지 불어난다. 인도에서 한 정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것은 30년 만이다. BJP 당수인 나렌드라 모디(64)는 오는 21일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한 정당 과반은 30년 만의 일 … 오바마, 모디 총리 후보 방미 요청

 반면 집권 인도국민회의(INC)는 44석에 그쳐 참패했다. INC는 각종 부패사건과 경제정책 운용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도가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이후 줄곧 INC를 이끌어왔던 네루-간디 가문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네루-간디 가문은 자와할랄 네루와 그의 딸 인디라 간디, 외손자 라지브 간디 등 총리 3명을 배출한 명문가다. 인디라 간디 총리가 암살된 후 실시된 1984년 총선에서 INC는 400석 이상을 얻는 대승을 거뒀다. 이번 총선에서 유세를 이끈 라훌 간디 INC 부총재는 라지브의 아들이며 총재인 소냐 간디는 라지브의 아내다. 이 가문은 인도 민족지도자로 비폭력저항 독립운동가인 마하트마 간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BJP의 총선 압승을 계기로 껄끄러운 미국·인도 관계의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오바마는 모디 당수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인도 외교관 공개 체포 사건으로 인도와 불편한 관계다. 힌두민족주의자인 모디 총리 후보에게는 2005년 비자 발급을 거부한 바 있다.

 모디 총리 후보는 자신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모디노믹스’를 통한 경제 회생과 부패 척결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경제성장률은 최근 2년간 예년의 절반 수준인 5%대에 그쳤다. 모디는 투자 유치를 통한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에 공장 건설을 꺼리게 만드는 노동법을 개정하고 100개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인도의 제조업 비중은 15%로 중국의 31%에 비해 크게 뒤진다. 2001년부터 서부 구자라트 주총리를 지낸 모디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주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13.4%로 끌어올렸다.

 힌두민족주의 정당인 BJP의 집권으로 절대다수 힌두교와 1억3800명의 소수 이슬람 사이 종파 갈등이 더욱 커질 우려는 있다. 지난 10년간 INC 정부를 이끌어온 만모한 싱(81) 총리는 17일 사퇴했다. 인도 유권자 8억1450만 명 중 66.38%가 투표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민주주의 총선은 지난달 7일 시작돼 5월 12일까지 9단계에 걸쳐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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