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외국인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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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지속된 순매도 행진을 9거래일 만에 멈춘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오랜만에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1% 가까이 올라 198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수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뚜렷한 추세 전환 신호가 없는 데다, 매수 종목도 그간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주식들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박스권 증시에서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지수의 방향을 결정해왔다. 그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매도 추세에 들어간 뒤 올 3월 24일까지 6조5000억원을 팔았고, 이후 한 달간 4조원어치를 매수했다. 이후 다시 매도세로 전환해 1조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KB투자증권 김솔 연구원은 “세계 경기 흐름이나 통화정책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외국인들의 대응도 점차 단기화하는 모습”이라면서 “지수도 이에 따라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의 단기 흐름과 관련해 KB투자증권은 금요일에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그 다음주에도 매수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른바 ‘금요일 효과’다.

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요일 매수→다음주 매수’의 확률은 73%로 여타 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 연구원은 “특히 유틸리티, 화장품·의류, 유통 업종에서 금요일 효과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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