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거물간첩 윤효동씨 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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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 정보부는 28일 민단계 교포로 위장하고 있으면서 김일성의 특별초청을 받아 북괴 노동당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등 4차례나 북괴를 왕래하면서 당 고위간부들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아 재일 공작 망책으로 간첩활동을 해오던 윤효동씨(51·일본 공영상사 대표)가 지난 5월1일 자수해왔다고 발표했다. <윤효동씨 회견내용7면>
윤씨는 지난 15년간 북괴노동당 소속의 재일 간첩조직의 망책으로 활동해온 거물급으로 이날 신문회관에서 가진 내외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의 공작상황, 북괴의 통일전선공작, 재일 반한 단체 등의 결성과정 및 활동상 등을 낱낱이 털어놨다.
윤씨는 『북괴의 감언이설에 속아 간첩으로 활동해왔으나 여러 차례의 국내잠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날로 발전하는 모습과 국민들의 자유로운 생활을 직접 보아 북괴의 허위선전에 회의를 느끼게 됐으며 더욱이 조총련계 재일 동포의 모국 방문사업에 감화된 데다 최근 북괴가 배신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온갖 공갈·협박과 감시를 강화하고 재 입북을 강요하는 등 신변에 위협을 주어 자수했다』고 밝혔다.
윤씨(김해 출신)는 43년 일제의 징용으로 도일, 59년3월부터 조총련에 가담하여 「이바라끼껜」현서 지부 집행위원 등 간부로 활약했다. 61년 조총련의 지령에 따라 민단 안에 「프락치」조직을 강화하여 주도권을 탈취할 임무를 띠고 위장전향, 69년 9월말에는 황단규 등 18명을 규합, 반 민단·반국가적 활동을 지도하다가 65년 10월에는 소위「베트콩」파로 알려진「민단유지간담회」에 가입, 「한민 통」과 「김대중 구출위원회」등 반국가 단체의 핵심인물인 배동호·곽동의·정재준·김재화·김용원·조성제·김군부 등과 접촉하면서 민단파괴·반한 모략선전 선동 등의 활동을 해왔다고 했다.
윤씨는 68년 7월부터 자수하기까지 4차례나 일본「아오모리껜」「이와사끼」해안 등지에서 공작선편으로 북괴를 왕래, 평양에서 노동당에 입당하고 70년11월 제5차 전당대회 때는 이른바 재일 혁명가대표의 자격으로 김일성의 특별초청을 받아 전당대회 주석 단에 참석한바 있다.
입당당시 윤씨는 중앙당 대남 사업 담당 비서인 허봉학·김중린 등으로부터 직접 ▲김일성 유일 사상·남조선혁명의 조직과 수행방법 ▲「민주화」「자유화」를 표방한 반정부인사접근과 반한 통일전선 형성 교육은 받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북괴의 지령에 따라 60년9월 기술 연수차 도일 중이던 충남 천안 출신 김동수를, 70년에는 동경에 유학 중이던 경북 안동 출신의 조정식을, 72년에는 외항선원이 대이동을 각각 포섭, 입북시켰다는 것이다.
윤씨는 북괴의 8월 김대중씨를 의장으로 표면에 내세워 국내의 일부 반정부인사와 미국· 「캐나다」등 해외거주 반정부인사들과 반 국가활동을 벌이기 위한 반한 단체의 통일체로서 이른바 「한국 민주회복 통일촉진 국민회의」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북괴의 지령에 따라 배동호·곽동의·김재화·정재준·정경모 등과 함께 반 국가 단체결성의 배후 산파역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수사 관계자는 윤씨의 자수를 계기로 이른바「한국 민주회복 통일촉진 국민회의 일본본부」「김대중 구출위원회」등 단체들은 북괴가 통일전선의 일환으로 결성한 것으로 조총련과는 적화통일이라는 동일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대남 공작기구 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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