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달러당 1030.6원 …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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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원화가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4.4원 오른 103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8월 11일(1031.9원) 이후 최고다.

 수출업체들이 시장에 내놓은 달러가 넘쳐나면서 원화가치를 끌어올렸다. 월말 결산을 위해 제품을 수출하고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느는 월말에는 평소보다 원화가치가 1.3~1.5원가량 더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외환시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원화가치 상승폭은 평소보다 컸다. 수출업체와 반대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외국인이 적었기 때문이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요 며칠 새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있지만 이를 달러로 바꾸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며 “원화로 보유하고 있다가 재투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달러 매수세가 줄면서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원화가치를 올리는 효과가 더 커졌다는 얘기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론 달러당 1030원 선도 붕괴될 수 있다고 본다. 김 연구원은 “4월 마지막 영업일이 낀 이번 주 1020원대 후반까지 갈 수 있겠지만 곧 반등해 1030원 선이 원화가치 상단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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