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불가침협정 체결 후엔 주한미군철수 반대 않겠다-박 대통령 연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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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12일 『북한공산주의자들은 남북한 상호불가침 협정 제의를 받아 들이라』 고 요구, 『이 협정이 정식으로 체결된다면 그 후에는 주한미군철수를 반대하지 않겠다』 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상어 10시 중앙청 제1회의실에서 가진 새해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선언하고 『인도적인 고려에서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식량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 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남북대화 재개는 『서울이 아니라도 좋다』 고 전체, 『판문점이나 쌍방이 합의하는 제3의 장소에서 봉화를 갖는 것도 무방하다』 고 말했다. 박대통령은『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 경제지표인 경제성장비 10%, 물가억제10%, 수출 1백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자원절약을 강조한 박 대통령은 『「에너지」10%절약운동도 범국민적으로 벌이자』 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학교 육성회비를 금년부터 80년까지 점차 전액을 국고 보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해 3대 시정목표는 ▲총력안보 ▲경제의 지속적인 고도성장 추구 ▲국민총화공고화라고 말하고 『80년대초에는 방위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질·양면을 통해 북괴를 월등히 앞설 자신을 갖고있다』 고 밝혔다. 2시간20분 동안 계속된 회견에는 최규하 국무총리와 전 국무위원, 김정렴 청와대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특별보좌관, 공화·유정간부들이 배석했다.

<박대통령 회견 내용>-4차5개년 계획의 목표
▲인사말=지난 1년도 국제정세나 우리 주변정세가 결코 평탄하지는 않았다.
우리 주변국가에 있어서는 특히 미·일·중공 등 세 나라는 작년 중에 정권교체 또는 지도체제의 개편이 있었다. 또 소련은 최근 극동지역에 군사력을 크게 증강시켰다.
북괴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갖은 책동·음모를 꾸몄지만 결과는 그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콜롬보」비동맹정상회의에서도 이런 기도를 했지만 실패했고 31차「유엔」총회에서도 제3세계의 지지를 모아 우리에 대한 결정타를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사전 계획된 정치음모로 판단된 8·18도끼만행도 실패로 끝났다.
이런 짓을 하고 돌아다니니 그들 집안이 잘될 리 없다.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외자가 바닥이 나고 해외 외교관들에게 마약밀수까지 시켜가며 외대조달을 해온 모양이지만 들통이 나서 추태를 부렸다.
반면 작년에 우리는 총력안보태세를 다지면서 북괴 책동을 미연에 방지했고 석유파동의 불황을 완전 탈피해 또다시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당초 목표보다 배 이상 초과하는 좋은 성장을 가져왔다.
우리 국방능력이 현저히 증가했고 방위산업과 장비현대화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자주국방의 시간을 단축했다.
금년은 대망의 80년대를 바라보는 4차5개년 계획의 첫 해이므로 또 한 번 분발해야 할 싯점이다.
60년대초의 우리 경제를 돌아보면 참으로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태였다.
5·16혁명을 한 젊은 군인들이 이 엄청난 일에 도전했다는 것은 어떤 뜻에서 무모한 일이었다 할지 모르나 1차5개년 계획의 추진 과정에서 개발방향을 명확히 설정 공업화에의 애로사항을 하나하나 타개해 나가는 기반 구축에 성공했다.
암담하고도 절망적인 상태에서 우리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 이 기간동안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가 얻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신과 의욕을 바탕으로 2차, 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 산업구조 근대화에 박차를 가했으며 중화학공업의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 15년간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61년 기준으로 작년 말 현재 국민총생산은 12배가 성장했으며 1인당 국민총생산도 약 8배가 성장했다. 특히 수출은 약 2백배가 증대됐다. 61년 겨♀ 4천만 「달러」였던 것이 작년 말 81억 「달러」를 달성했다.
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자립경제의 확립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재원을 자력으로 조달해야 한다.
76년의 우리경제의 재원조달은 그 자립도가 76%였는데 81년에 가면 1백% 자립으로 조달해야 하겠다.
자립경제 확립을 위한 두번째 과제는 국제수지의 균형이다.
작년 중 국제수지가 많이 좋아져 경장수지면에서 2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81년까지는 국제수지 균형이 흑자를 내도록 해야겠다. 81년까지는 수지균형을 앞당겨 이룩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망이다.
투자재원의 자력조달을 위해서는 국내 저축이 증가되어야 하겠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저축을 많이 해달라는 것이다.,
4차 계획의 두 번째 목표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기술개발의 향상이다.
농수산 등 1차 산업부문의 비중을 낮추고 중공업·제조업용 공업부문의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중화학공업에 더욱 치중해야겠다. 중화학분야 중 특히 기술주도형의 두뇌산업을·중점적으로·육성해야겠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힘을 쓰는 동시에 기술인력을 많이 양성해야한다.
앞으로 우리는 정밀화학·기계·전자·「플랜트」·기술용역 개발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제4차 5개년 경제계획 기간 중 힘쓸 또 하나의 분야는 철강·비철금·석유화학·전자공업에 대해 시설을 확장하여 국제수준에 끌어올리고 여기에서 공업원료를 자급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우리가 역점을 둘 또 하나의 사업은 기계공업이다. 이 분야를 핵심적인 사업으로 육성하겠다.
이 분야가 빨리 육성되어야 방위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 공산주의 집단은 방위산업분야에 있어 우리보다 먼저 착수했다. 그들은 60년대초에 무기생산에 들어가 출발은 우리가 늦었지만 60년대초에는 모든 분야에 있어 질적으로 양적으로 그들을 앞설 자신을 갖고 있다.
정부는 공업화 과정에서 환경오염과 공해문제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선진국의 전철을 밟지 않게 미리 대책을 세우겠다.
연초부터 실시하는 저소득층 의료보험제도가 이런 시책이다. 일반국민에게는 7월부터 국민의료보험제도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나가겠다.
그밖에 직장·지역단위로 의료보험 조합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의료보험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가지 애로는 의료시설의 절대부족과 의사의 부족이다. 또 의료시설이나 의사가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시골에는 적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이 제도의 실시 초기에는 여러 가지 불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 공무원들은 미비점을 빨리 발견, 보완해 나가는데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 사회개발 정책으로는 특히 주택과 상수도의 보급률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국민학교의 육성회비를 금년부터 내년까지 점차 전액을 국고 보조토록 추진하겠다.
금년에는 도서지역과 면 단위 이하 국민학교의 육성회비를 전액 국고보조로 하고 점차 중소도시·대도시의 학교도 국고보조로 넘기도록 하겠다.
세제 면에 있어 저소득 국민에게 세금감면 혜택을 가급적 확대하는 것도 사회개발정책의 하나다.
이렇게 해서 80년대초의 우리경제는 완전 자립된다고 본다.
도시·농촌은 별 차이가 없어지고 오히려 농촌이 풍요롭고 쾌적한 살기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작년말을 전망하면 1인당 GNP는 1천5백「달러」를 넘고 수출은 2백억「달러」를 초과할 것이며 농가소득도 2백 만원을 넘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동안 약2백10만명의 고용이 늘어 일자리가 넓어질 것이다.<3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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