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나용선…용선료만 4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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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우리 나라 해운업계에서 국적 취득을 조건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나용선 (선원과 장비는 빌리지 않고 선체만 빌려온 배)이 1백60척95만7천4백55t (선복량)에 이르고 용선료로 4억6백89만2천8백12「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있다.
또 이같은 나용선 중 10년 이상된 노후 선박도 40척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선박 도입에 문제가 많은 것도 밝혀졌다.
한국 선주 협회 부산 사무소에 따르면 이 같은 나용선은 5∼10년 기한부로 들여와 연부로 선박료를 지불, 기한이 끝나면 용선주 소유로 되는 것과 동시에 우리 나라 국적을 취득하게 되는 것.
그러나 이 같은 많은 외화를 내보내면서도 해운업자들이 굳이 나용선을 들여오는 것은 ①우리 나라 선박 회사에 선박 건조를 의뢰할 경우 건조기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②우리 나라 해운업자들이 대부분 영세업자들로 일시불로 돈을 주고 선박을 살 힘이 없는 데다 국내 선박 회사가 연부로 배를 내놓는 곳이 없고 ③어로 장비 등 부속 자재도 쉽게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해운업자들이 모든 장비가 갖추어진 배를 몇 년에 걸쳐 살 수 있는 나용선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나용선을 도입 연도별로 보면 해운 경기가 좋았던 74년에 52척 (37만2천4백40t)이나 돼 가장 많았고 75년 이후로는 차차 줄어들고 있다. 선형별로는 3천∼5천t급이 52척으로 제일 많고 다음이 1천∼2천t급의 29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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