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국토활용의 지름길…산지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 나라의 부력과 그 국민의 복지는 그 나라의 국토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다.
산지와 평지 및 하천으로 구분되는 국토는 국민의 복지를 위하여 그것들이 발휘할 수 있는 기능발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국토의 3분의2를 차지하고있는 우리나라의 산지는 그 활용의 효율을 좌우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현 산지이용상태를 관찰할 때에는 많은 헛점을 발견하게 된다. 산지는 본래 생산적 기능과 후생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FAO의 제5차 세계임업대회에서는 산림은 목재생산뿐 아니라 물·휴양·야생동물 및 사초생산의 임무가 있다고 규정하였다.
산림이 가장 건전한 생태를 이루고 있을 때 그 생산적 기능과 후생적 기능이 극대화된다. 이러한 산림은 그것이 가지고있는 목재의 경제적 가치에 비해서 그것이 제공하는 후생적 효용의 경제적 가치가 10여배나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장구한 세월, 계속된 남벌과 낙엽채취로 인하여 산림의 생산적 및 후생적 효용이 극도로 저하되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산지의 합리적 개발활용에 의한 그 기능의 극대화는 국민경제상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지의 개발활용의 극대화는 다음 세가지 방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 임지로서의 활용극대화는 오랫동안 계속된 남벌과 낙엽채취로 인하여 초래된 임목과 임지의 질적 퇴화를 하루속히 복구시켜서 임지의 생산적 및 후생적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일이 곧 산지개발의 첫째 강령이 된다.
근교의 상대적 임지에는 단벌기 개량수종을, 또 오지의 절대임지에는 장벌기 개량수종의 집약적 재배에 의하여 임지의 목재생산기능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동시에 이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물·휴양·야생동물·사초 등의 생산기능을 극대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새 활용법의 도입=목재이외에 식량·과수·상원·초지 및 유실수 재배용 등으로 활용전환이 국민경제상 유리하다고 판정되는 대상지는 최대한 이를 발굴하여 새 활용법에 의하여 개발되어야 한다.
전 인구의 47%가 농경에 종사하고 있는데 대해 국토의 23%만이 농경지로 되어있어 농경지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산비야의 구릉지로서 농경지로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나 집약적인 임업의 경영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채 미활용의 임지가 상당한 면적에 달하고있다.
이같은 산지는 목재이외에 식량·과수·유실수·목초 등 재배의 대상지로 활용함이 국민경제상 바람직한 일이다. 단 산지개발은 개발을 위한 개발이어서는 안된다.
즉 개발함으로써 가져다주는 임목의 벌채에 의한 목전의 수익만을 노리는 개발은 건실한 산림의 파괴에서 오는 국토의 황폐를 초래하여 백해무익의 일이다.
세째, 산지의 생물리학적 속성의 개량=산지개발에 있어서 개량의 조처를 필요로 하는 산지의 생물리학적 속성들은 경사에 의한 토양침식성 잔적토층의 토양견밀성 및 지력의 빈약성들이다. 이들에 대하여서는 계단식 개간과 건실한 수로공의 시공에 의한 침식방지와 녹비재배와 유축농업의 병행에 의한 유기질비료의 계속시비에 의한 토양의 이화학성의 개량을 전제로 함으로써 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개간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에 따른 생물계의 균형파괴로 인하여 나타나는 병충해에 대한 보호책의 수립과 실천이 또한 산지개발의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현신규<서울대농대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