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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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과학자가 최근 신체 각 장기에 발생한 암을 직접 눈으로 볼 수있는 특수 핵의학(핵의학)「카메라」를 개발, 세계 의학계에「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조장희박사(41). 현재 미국「캘리포니아」대학교수 겸 의학물리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조박사가 개발한 특수「카메라」의 공식이름은 『원형횡축양전자(원형횡축양전자) 「카메라」』로 종래「엑스·레이」로는 구분하기 어려웠던 뇌조직·헐액·지방조직 등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고안되어있다는 것.
아울러 방사성 동위원소를 신체 각 장기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여러장기와 조직의 구조는 물론 기능까지 조사,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더우기 뇌에 생긴 종양이나 외상으로 인한 혈종(혈종), 그리고 몸 안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췌장·심장·콩팥 등의 암까지도 선명하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박사의 특수 핵의학「카메라」는「엑스·레이」발견이래 방사선의학에 또 하나의 혁명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조박사가 이「카메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72년 이후. 미국무성의 연구비 만 30만「달러」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 질병을 진단하는데 이용되고있는「엑스·레이」나 횡축「트모·스케너」, E· M·I (초음파를 이용한 진단기계) 등은 인체의 장기를 평면적으로 또는 2차원적으로 파악하는 정도여서 진단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조박사는 이들을 3차원적으로 입체상(입체상)으로 파악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데서「힌트」를 얻어 연구를 시작,지난 6월초 드디어 개가를 올렸다는 것이다.
조박사의 특수 핵의학「카메라」는 사진에서 보듯「도너츠」모양으로 고안되어 있고 이 「카메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측정하는 64개의 현광측정 장치를 첨부,「컴퓨터」로 동시에 처리하도록 되어있다. 동시에 신체 각 장기의 모양이「텔리비젼」수상기에 비치도록 되어있어 암을 비롯, 각종 질병의 유무를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와 같은 사실은 조박사가 최근 고대의대 차철환교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혀졌는데 소식에 접한 한만청박사 (서울대의대 방사선과교수)도 조박사의 특수핵의학 「카메라」가 임상에 실용화된다면 암의 조기발견 및 진단에 신기원이 될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공대·대학원을 졸업한 조박사는 66년「스웨덴」의「웁살라」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 72년까지「스톡홀름」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72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캘리포니아」대학교수로 재직중이다. 부인 장정자씨(36)와의 사이에 딸 둘이 미국에 있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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