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재취·이삭줍기 3년…|자활로 꿈키우는 금계분교(삼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산골국민학교 어린이들이 산나물채취·곡식이삭줍기·자활영농등으로 저축을해 3년만에 읍내중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금계리 맹방국민학교 금계분교(분교장 이희주·37) 어린이 1백8명의 1인당저축액은 1, 2, 3학년이 평균 3천원, 3년간 저축한 6학년은 진학자금이 되고도 남는 7만여원에 이르고 있다.
전교생들이 모두 저금통장을 갖고 진학자금을 스스로 마련하자 주민들도 이에자극, 금계마을도 76년 새마을저축시범부락이되었다.
금계분교 어린이들이 처음 개미저축을 시작한것은 73년5월. 분교장이씨와 부인 손미대씨(34)부부교사가 이학교를 자원, 부임하고 부터였다.
근덕면소재지에서 산길로 20km떨어진 이학교 어린이들은 부부교사가 부임할때까지만해도 중학교진학율이 10%미만이었다.
가난때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진학을 포기하는것을 본 부부교사는 어린이들의 힘으로 진학자금을 마련토록 하는 자활저축계획을 짜냈다.
과외시간을 이용, 산나물을 캐다팔고 이삭을 주워모아 토끼를 사다 기르며 특용작물을 재배키로한것.
『산골 어린이들도 읍내어린이들처럼 어엿한 중학생이 될수가있다』고 설득하는 부부교사의 뜻은 학생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먼저 4학년이상 61명의 어린이들이 야산에 무진장한 오디열매와 산나물채취에 나서 1주일만에 2만원을 벌었다.
이돈으로 밭2백평을빌어 개량마늘20접을 심고 토끼2마리를 사다 길렀다.
『나도 중학생이 되겠다』는 어린이들의 의지는 정성어린 결실을 가wu왔다.
그해 마늘재배로 6만원의 순수익을 올렸고 토끼는 1백48마리로 늘어났으며 양계수입만도 연간32만원에 이르러 자활저축의 기틀이 잡혔다.
어린이들은 겨울동안에도 쉬지않고 휴지·빈병등 페품수집 활동을 폈다.
금계분교 어린이들의 이러한 노력은 2년째인 74년 1백8명의 학생 모두가 저금통장을가져 저축액은 1인당 평균 1만3백원골인 1백3만5천5백70원.
이어 전국 국민학교에서 저축실적1위의 영광이 안겨졌고 75년에도 1백71만9천6백88원을 저축, 전국1위의 2연승을 차지했다.
지난봄 졸업생 20명중 18명이 저축한 돈으로 중학교에 들어가 90%의 진학율을 보였다.
6학년 박은희양(14)은 7만3천7백원을 저축했다고 자랑하며 내년봄 중학교입학때까지 10만원을 채우겠다고 결심이 대단하다. <삼척=탁경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