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가뭄대책 제도화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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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 대통령은 8일 낮 경제계획 원 장관실에서 새마을 훈장을 받은 새마을지도자 이성호씨(64·경북봉화군봉화이석평3리), 공장새마을지도자 인재환씨(40·동양염공주식회사 이사)와 석평 마을 단체상을 대표로 받은 권석경씨(35·여성지도자)등과 곰탕을 함께 들며 1시간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최규하 국무총리·남혜우 기획원장관 등 관계장관과 이효재 공화당의장 서리·백두진 우정회의장 등 여당간부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대화 요지.
▲박대통령=이 지도자는 64세라고 하는데 건강하시군요. 봉화지역 모내기는 어떤가요. 가뭄이 심했다는데.
▲이씨=많이 되었습니다. 가뭄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읍니다.
▲박대통령=봉화군청이 예전에는 육양에 있었지요. 청양에서 금정고개를 넘으면 장성으로 가지요.
▲이씨=네, 영월로도 갑니다.
▲박대롱령=6·25전투 때 그 고개를 몇 번이고 넘나들었지요. 봉화군에는 석평3리 같은 농가소득 1백17만원이 되는 모범부락이 몇 곳이나 됩니까.
▲고정환 봉화군수=세 곳입니다.
▲박대통령=평균농가소득은 대개 얼만가요.
▲고 군수=80만원입니다.
▲박대통령=경북지사를 만났더니 경북도내 평균소득이 91만원이라고 하더군.
▲고 군수=봉화군은 경작지가 전체면적의 14%밖에 안되어 농가소득이 좀 떨어집니다.
▲박대통령=경작면적이 적더라도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소득을 올릴 수 있지요. (권석경씨 에게)상수도는 들어왔습니까. 석평 마을의 농가들은 한 곳에 모여 있읍니까.
▲권씨=74년도에 들어왔읍니다. 농가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읍니다.
▲박대통령=농가가 드문드문 있으면 여러 가지로 돈이 많이 들지요. 고 군수는 전에는 어디 있었읍니까.
▲고 군수=부임해서 2개월 째인데 그전엔 울룽도에 있었읍니다.
▲박대통령=울룽도는 요즘 어떤가요.
▲고 군수=새마을운동으로 예전모습은 없어지고 완전 탈바꿈되어 소득도 상위권에 속합니다. 오징어수확만 해도 연간 30억 원이 됩니다.
▲박대통령=울릉도에는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칭하는 분이 있다는데 아직도 있읍니까.
▲고 군수=이일선씨죠. 지금 현대적인 거창한 병원을 짓고 있읍니다.
▲박대통령=동양 「나이론」은 작년에 수충을 얼마나 했읍니까.
▲조석내 사장=6천만「달러」를 수출했고 금년에8천9백만 「달러」를 목표하고 있는데 상반기 실적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읍니다.
▲박대통령=동양 「나이론」은 공장이라기보다 하나의 대가족과 같군요.(「슬라이드」를 보고)인지도자가 총무부장에서 이사로 승진되었는데 결국 사장이 밀어주지 않으면 공장 새을올 운동과 같은 훌륭한 일은 못합니다. 얼마 전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나가있는 기술자에게서 편지를 받았는데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타이어」도 들어오고 일본제도 들어오는데 우리나라 것이 길에 있어서는 손색이 없으나 포장이 떨어진다고 알려 왔더군요. 국내에 살면서 자기 일이 아닐 경우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이라도 해외에 나가선 외국상품과 비교하여 우리상품이 손색이 있으면 경쟁심에서 이의 시경을 바라게되겠지요. (비가 오는지 창 밖으로 시선을 던지며)우리는 한발대책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농가에 경운기가 8만대 있고 금년 내로 13만대가 되는데 가지고 있는 것도 1백% 활용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운기보급은 이 이상 서두르지 말고 수리나 한발 대책에 필요한 장비를 우선적으로 갖추도록 해야합니다. 지금 농촌 일손 돕기를 나가고 있는데 모심기보다는 보리 베기 돕기를 하는 게 어떻습니까.
▲최각규 농수산장관=남쪽에서는 보리 베기를 돕고 있읍니다만 경기지방에서는 모심기를 먼저 하고있어 이를 돕고 있읍니다.
▲박대통령=논에 있는 보리를 빨리 베야 모를 심지 않습니까. 지난번 포항제철에 갔다올 때 경주·대구를 지나다보니「밀양」품종은 노랗게 익었는데 재래종은 아직도 파란 채 논에 서있더군요. 보리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모심기가 늦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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