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서 맴돈 「영동」 공방 16시간|신민 정무회의 지상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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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은 19일 영동 지구당 인준 문제를 놓고 장장 16시간 동안 회의와 막후 절충을 거듭했으나 주류·비주류간에 타협을 보지 못 한채 강행 저지로 맞섰다.
상오10시15분 열린 정무회의는 비주류의 고흥문 의원 요청으로 막후 절충을 위해 5분만에 정회.
김영삼(주) 고흥문(비) 이민우(주), 김은하(주) 이중재 의원 등이 다각 절충을 벌였고, (김수한 주)-송원영 의원은 경복궁 「벤치」에서 1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으나 무 진전.
이 동안 김재광 김형일 오세응 김인기 박병효 한영수 의원 등 중도계 의원들은 K음식점에서 『해당 행위가 될 만큼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쪽엔 표를 주지 말자』고 결의하는 가하면 하오3시30분 중앙 당사 앞에는 관광 「버스」2대에 분승하여 상경한 영동 지구당원 80여명이 『영동 개편 대회는 합법적』이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내고 연좌 시위를 벌였다.
하오4시10분 속개된 정무회의에서 김 총재는 『대화를 했으나 비주류는 영동 인준 우선을, 나는 문제없는 나머지 70개 지구당 인준을 먼저 하자고 맞서 결론을 못 봤다』고 보고.
『오늘이 위원장 인준 시한이니 이 문제부터 다루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계속된 논쟁은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하다 하오6시 정회.
회의는 하오 7시10분에 속개. 김 총재는 『더 이상 국민과 양심을 속일 수 없다. 이 이상 정무회의를 되풀이 할 필요가 없다』고 산회하려 했으나 비주류의 김응주씨가 새로운 안을 제시, 30분만에 정회.
전략회의 끝에 비주류는 이를 수락했으나 주류는 「비주류 최극 씨에게 위원장을 인준해 주는 대신 도전자인 이용희 의원에게 대의원 5표를 준다』는 김씨안이 명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불응을 결정.
하오 10시15분 속개된 회의에서 김 총재는 『영동 당원들과 정체 모를 폭력배들이 나를 굴복시키려 하는 모양인데 나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하여 흥분 된 어조로 속개를 선언.
그러자 비주류의 송원영 의원은 『서울 시내 도처에서 깡패들이 와 있다. 당사 4층에도 있다』비 주류측도 마찬가지라고 맞섰다.
김 총재가 『정무회의와 총재 의견이 다르니 지도위원과 합동회의에 회부하겠다』고 최후 선언을 하자 비주류측의 이중재 의원이 ①실무위 구성 ②대의원 1백명 선출 ③지구당 인준을 다루자며 이를 정식 김 총재의 인준안 상정에 대한 의사 변경 동의로 제출.
표결 결과는 찬11대 부11로 가부동수. 의장인 김 총재가 부결됐음을 선포했다.
표결 시간 회의장에는 비주류에 기울어진 김형일 의원이 참전 의원 모임에 나가 없었고 김옥선씨는 「개인적인 소신」으로 기권.
주류측은 표결에 졌으려니 하고 제대로 세어 보지도 않았고 서기도 비주류12명이 찬성했다고 집계보고 하여 그런 줄 알고 가결을 선포 할 뻔했다.
그러나 김옥선씨의 거동을 주시한 이민우 의원이 김씨는 손을 들지 않았다고 밝혀 다시 부결을 선포.
20일 상오12시15분에 다시 정회, 비주류는 당 총재실에 내려와 대책을 협의, 영동 지구를 포함한 71개 지구당 인준을 즉각 표결에 붙이도록 결정하고 각각 서명. 김옥선씨도 여기에 서명해 12명이 됐다.
상오1시 속개된 회의에서 비주류의 동의를 놓고 설전했으나 주류서 영동 문제는 표결 대상이 못된다는 입장을 견지, 김 총재는 산회를 선포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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