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중·고생 1000여명 식중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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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내 9개 중.고교에서 26, 27일 이틀간 1천1백60여명의 학생들이 잇따라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이들 학생은 외부 급식업체가 제공한 음식을 학교에서 먹은 뒤 탈이 난 것으로 알려져 학교 급식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성동여자실업고 학생 2백여명이 갑자기 설사 등 식중독 증세를 일으켜 인근 국립의료원 응급실로 실려갔으며 증세가 심한 학생 58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국립의료원 황정연(50) 응급의학과장은 "일반적인 식중독 증세로 보이는 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잘 모르겠다"며 "아주 심한 환자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서울 태릉고 학생 1백93명도 같은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이날 하루에만 5개 중.고교 6백58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93명은 결석했다.

이에 앞서 26일에도 구정고 학생 1백5명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이는 등 4개 중.고교 학생 5백2명이 식중독을 일으켰다. 이날 하루에만 식중독으로 1백2명이 결석했다.

또 이날 밤 12시쯤부터는 경기도 남양주시 D고등학교 학생73명이 설사와 복통증세를 일으켜 와부읍 일신의원 등에서 18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보건소는 역학조사팀을 학교로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학교급식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서울시 보건위생과는 발병 학생이 대규모인 점을 감안해 국립보건원 역학조사반.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로선 학교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식단이 다르긴 하지만 닭.소시지.돼지고기를 원료로 한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학교는 현재 N캐터링.J캐터링.S캐터링 등 3개 급식업체에 급식을 위탁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종합식품업체인 C사로부터 음식재료를 납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9일 각급학교 관계자와 급식업체들을 대상으로 사고 예방 관계자 회의를 여는 등 학교급식 관리에 대한 지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별취재팀=김남중.정철근.강홍준.원낙연.강인식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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