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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일부 지하화"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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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31일 황우여 대표와 만나 경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내가 나선 건 서울시장을 탈환하겠다는 소명감 때문이니 어쨌든 심기일전해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다. 그러나 김 전 총리의 말에 뼈가 있었다. 그는 “당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집에서 숙고를 하면서 ‘황 대표가 제게 경선 참여 말씀을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황 대표는 “마음 상한 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송구스럽다”며 “투철하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넓고 깊게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세 후보는 일제히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서로의 공약 발표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비전선포식에만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정책공약 64개를 발표했다. ▶용산개발사업의 단계적 추진 ▶뚝섬, 광나루, 여의도, 반포에 백사장 만들기 ▶강북 엔터프라이즈존 지정 ▶은평~강북~도봉 북한산벨트 친환경 관광특구 지정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 지하화 ▶동부간선도로 일부 지하화 ▶창동 차량기지 이전 ▶경전철 공사 적극 추진 ▶뉴타운사업 선별적 추진 ▶세운상가 지역의 명소화 ▶모든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설치 등이다. 정 의원은 “잠든 서울에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장담했다.

 김 전 총리는 재건축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100년 주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는 “재건축 연한을 단축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겠다”며 “내진구조 미비 등 구조적 문제가 있는 아파트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여성정책 5대 공약’을 발표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여성인재뱅크 설립, 지하철 여성전용칸 설치 등이 골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이날 김 전 총리는 방송에 출연해 “상대 후보는 없는 사실까지 지적해 나를 어렵게 한다”며 “아무리 선거판이라도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지 섭섭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경선에 실망했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 캠프 내부에선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핵심 관계자는 “홍문종·김재원 의원이 사과문을 가지고 캠프로 왔는데 도로 가져가라고 퇴짜를 놨다”며 “최소한 당대표가 와야 하는데 대표도 밋밋하게 나오고 책임자 문책도 없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내에 ‘클린경선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가 있을 때 당이 제재할 것은 하고 밝힐 것은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재원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방송에 출연해 “우리끼리 감정적으로 나가면 본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악용되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세 후보 간의 네거티브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캠프에서 현대중공업이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광고비를 100억원 지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선 “내 뜻과 상관없이 이뤄진 일”이라며 “네거티브로 보일 수 있는 일은 하지 말도록 단속하겠다”고 했다.

강태화·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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