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지도 체제만이 당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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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월 전당 대회를 앞둔 신민당은 9일 비주류 각파의 합동 기자회견을 계기로 주류·비주류간에 사실상 대화의 통로가 차단된 상태에서 한층 격화된 당권 경쟁의 새로운 양상을 맞았다.
10인 당 결속위의 결렬에 이어 공동 기자 회견을 가진 비주류는 곧 연합 전선의 본부 구성을 서두르는 한편으로 지방 조직 확대 작업에 나설 방침이며, 주류도 이에 맞서 조직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비주류 각파가 이날 합동 기자 회견을 통해 발표한 성명은 『지금 상황 아래서는 집단 지도 체제만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신민당을 만드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의 주장은 현 총재까지도 합쳐 당의 지모와 힘을 뭉쳐 현재의 잘못된 당 운영에서 비롯된 분열과 무기력을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말하고 『집단 지도 체제를 함으로써 집단 지도의 새로운 일원으로 재야 민주 세력이 신민당에 합류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을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연합 전선을 대표해 김원만 의원이 낭독한 이 성명은 『김영삼 총재의 재임 2년간의 당 운영은 독주·독선과 즉흥적 판단 처리로 일관됐다』고 비난, 『일정한 방향 없이 당을 격랑에서 표류케 한 결과 마침내 김옥선 파동을 일으켜 동지의 정치적 자살까지 강요했다』면서 『지도자는 그 오도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누구도 당권을 한손에 독점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계파나 파벌이 그 비율에 따라 당의 의사 정립과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지극히 온당한 일』이라고말했다. 회견에는 비주류 연합 전선에 서명한 이철승 고흥문 정해영 김원만 신도환 정운갑 의원 등과 연합 전선의 실무소위원들인 박영록 송원영 이기택 채문식 의원, 그밖에 정헌주 양해준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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