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민족 박물관 건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 여의도 20만평 대지 위에 세워질 민족 박물관 건립 공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착수된다.
문공부는 총 2백억원을 들여 8개년 계획으로 83년까지 완공하게 될 민족 박물관 건립을 담당할 전담 기구를 곧 설치, 올해 안으로 7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 설계와 유물 배치, 모조품 전시 등의 기본 계획을 확정하고 77년 건물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민족 박물관은 주로 1930년 이전의 유물만을 전시하는 일반 박물관과는 달리 최근까지 겪어온 민족 수난사와 민족 의지가 담겨 있는 유물들을 집약적으로 전시한다. 그래서 6·25 동란 중의 일화와 사진 기록화 및 부서진 「탱크」나 포신, 병사들이 쓰던 소총까지도 진열한다는 것.
또 3·1운동의 경우는 독립 선언문을 비롯한 갖가지 유인물 일제의 재판 기록 등은 물론 당시의 사진들도 곁들여 진열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계획안을 보면 민족 박물관은 민족적 사관, 민족 문화관, 민족 생활관, 호국관, 위인 선열관, 독립 운동관, 6·25 동란관, 5·16혁명관, 새마을관, 미래관 등 10개관으로 나뉘어 유물과 모형들을 진열하게 돼 있다.
민족 박물관은 선사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민족 역사, 문화의 유물과 모형을 전시하는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된다.
건물 설계의 주역을 맡을 한국 건축가 협회는 지난해 「세미나」를 열어 박물관 건립의 의의와 건축 양식 문제 등에 관한 각계의 의견들을 모으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이같은 박물관의 건립은 바람직한 일이나 지나친 「쇼비니즘」은 경계돼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학계의 반응이다. 서울대 김철준 교수는 「민족 박물관의 전시 내용은 우리 민족 문화의 지표와 상징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박물관과 박람회를 동일시해 국민 교양을 위한 전시가 박물관의 주 사업인 것으로 착각돼서는 안 된다』고 민족 박물관의 건립 방향을 제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