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실종기, 남인도양 추락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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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24일 실종된 여객기의 추락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국제해사위성기구(Inmarsat)가 제공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MH370편의 최종 위치가 착륙 가능한 장소가 없는 인도양 남부, 호주 퍼스 서쪽으로 확인됐다”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슬픔과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라작 총리는 “내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세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항공 측은 총리 기자회견 직전에 “MH370편은 추락했으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탑승객 가족들에게 발송했다고 홍콩 펑황왕이 보도했다.

 MH370편이 추락한 것으로 확인된 남인도양은 수심 3000m가 넘는 심해로 블랙박스 수거까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탑승객의 생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베이징 리두호텔에 머물던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유족들은 추락을 발표한 근거가 무엇이며,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최신 기술이 무엇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일부 가족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CNN은 이날 수색팀의 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실종기가 남중국해를 지나던 중 기수를 믈라카해협으로 변경한 뒤 비행고도를 갑작스레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실종기의 항로 변경이 납치 등 고의적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긴급상황 때문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익명의 이 관계자에 따르면 MH370편은 군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고도를 한때 1만2000피트(약 3657m)까지 낮췄다.

 한편 이날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남인도양 일대를 수색 중인 호주 공군 초계기 P-3 오리온기 승무원들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2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애벗 총리는 하나는 녹회색의 원형 물체이고 다른 하나는 오렌지색의 직사각형 물체라고 설명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재 여객기 실종 해역 인근에서는 호주 함정이 잔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3대의 정찰기도 수색에 참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200 여객기(MH370편)는 지난 8일 0시41분 승무원 12명을 포함, 총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해 베이징으로 가던 중 오전 1시30분쯤 교신이 끊기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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